(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캐나다 진보 성향 신민주당(NDP)이 집권 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 입지에 타격을 받게 됐다.
트뤼도 총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원 내 신임투표에 회부될 위기에도 처하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저그밋 싱 NDP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자유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싱 대표는 “트뤼도 총리는 계속해서 기업의 탐욕에 굴복해왔으며, 자유당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며 다음 선거에서 총리직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자유당은 2021년 조기 총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단독 과반 의석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때문에 2022년부터 제3야당인 NDP와 정책 연합을 맺고, NDP의 주요 정책을 수용하는 대신 의회 협력 체제를 구축해 하원 내에서 입지를 보장받아왔다.
그러나 싱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자유당이 높은 식료품 물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트뤼도 총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NDP의 지지 철회로 트뤼도 총리는 의회 내에서 신임 투표가 추진될 때 자신을 보호해줄 방패를 잃게 됐다.
캐나다 하원은 오는 16일 개원하며 제1야당인 보수당은 이후 트뤼도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트뤼도 총리는 연말에는 예산안 인준도 받아야 한다.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는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자유당과 NDP의 연합을 해체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NDP는 다만 향후 자유당을 지지할지는 사안별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트뤼도 총리가 불신임 위기에 처하면 방패막이 돼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AFP에 따르면 캐나다 하원은 현재 자유당 154석, 보수당 119석, 블록퀘벡당 32석, NDP 24석, 녹색당 2석, 무소속 3석으로 구성돼있다. 4석은 공석 상태다.
트뤼도 총리는 NDP의 지지 철회에 따른 조기 총선 가능성에 대해 “선거는 내년에 치러질 것”이라며 “가을까지는 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선은 애초대로라면 내년 10월에 열린다.
트뤼도 총리는 그러면서 “NDP가 정치보다 우리가 지난 몇 년간 해 온 것처럼 캐나다인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고 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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