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제한 검토

Randy Boissonnault X

캐나다 연방정부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TFW) 신청을 거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치는 각 주와 준주의 중위 시간당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에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6일, 랜디 보아소노트(Randy Boissonnault) 캐나다 고용 및 노동개발부 장관은 식품·음료, 운송, 농업 산업 등 여러 비즈니스 협회 대표들과의 회의에서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고용 신청을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중위 시간당 임금은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와 노바스코샤 주에서 24 캐나다달러, 노스웨스트 준주에서는 39.24 캐나다달러로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보아소노트 장관은 “지난 1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의 남용과 악용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라며 “캐나다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은 내가 매우 진지하게 여기는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일부 악덕 고용주들이 프로그램을 악용해 합법적인 기업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남용과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 변화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표명한 것은 식품·음료업계다. 캐나다 식품·음료 협회 CEO 크리스티나 패럴(Kristina Farrell)은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제한이 식품 가공 부문에 적용된다면 이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이어 “현재 식품 가공 부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정확한 숫자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이는 해마다 크게 변동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노동자가 이 부문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 정부는 2023-2024 회계연도 동안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을 통해 200만 캐나다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36% 증가한 수치로,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의 남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민 변호사들과 컨설턴트들은 노동시장영향평가(LMIA) 허위 발급 사례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브램턴에 위치한 Skylake 이민사무소의 마난 굽타(Manan Gupta) 대표는 “일부 고용주들이 허위로 발급된 LMIA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수만 달러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LMIA가 악용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보아소노트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도입했거나 고려 중인 여러 조치들을 설명했다. 이 조치들에는 LMIA 신청 수수료 인상, 고위험 지역에 대한 엄격한 감독 강화,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가 기업 인력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의 일관된 적용 등이 포함된다.

특히 레스토랑 업계는 이번 정책이 관광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레스토랑 협회 CEO 켈리 히긴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회원사의 노동력 중 약 1%가 외국인 노동자였으나, 현재는 이 비율이 3%로 증가했다”고 설명하며 “외국인 노동자는 관광이 주요 경제 동력인 지역에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히긴슨은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이 없으면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커피숍 등 필수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의 이번 검토는 향후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아소노트 장관이 언급한 대로 남용과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경우, 이는 단순히 일부 고용주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경제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