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에서 유학 비자를 소지한 국제 학생들의 난민 신청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는 이를 ‘심각한 우려’로 보고 있으며, 유학생 비자 프로그램 개선을 검토 중이다.
캐나다 이민부(IRC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유학 비자를 소지한 학생들이 제출한 난민 신청 건수는 총 13,075건으로, 이는 2022년의 5,290건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8년에는 2,230건이었으며, 그 이후 2019년 4,040건, 2020년 3,065건, 2021년 3,425건을 기록한 바 있다.
마크 밀러(Marc Miller)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러한 급증을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하며, 일부 유학생들이 난민 신청을 통해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하려는 ‘뒷문 입국’ 방법으로 국제 학생 프로그램을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러 장관은 “유학생들은 이론적으로 충분한 재정 능력을 갖추고 캐나다에 입국하지만, 이들이 지불하는 학비는 캐나다 국민보다 4배 이상 높다”며 “이들이 학비를 절감하기 위해 난민 신청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들어 유학생들의 난민 신청 건수는 매달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8월에만 1,785건의 난민 신청이 접수됐다.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폭력과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에게 난민 보호를 제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도 “난민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시도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진정한 난민 신청자를 정확히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난민 제도를 통해 캐나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부 대변인은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갈등과 위기가 난민 신청 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캐나다에 난민을 신청하는 모든 사람은 공정한 심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난민 신청이 승인될 보장은 없으며, 각 신청은 개별 사례에 따라 캐나다 이민법에 의해 심사된다.
밀러 장관은 국제 학생들의 난민 신청 문제에 대해 이민부가 현재 조사 중이며,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