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워싱턴=연합뉴스) 강건택 김경희 특파원 오진송 기자 = 캐나다 영공에서 11일(이하 현지시간)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발견돼 미국 F-22 전투기가 격추했다고 AF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일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7일 만이다.
중국의 정찰풍선을 시작으로 북미 대륙 상공에서 의심스러운 비행물체가 잇따라 미국과 캐나다 영공을 침범해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캐나다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물체의 격추를 명령했으며,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캐나다 북부) 유콘에서 이 물체를 격추했다”라고 밝혔다.
캐나다와 미국의 전투기들이 이 미확인 비행물체를 쫓았고, 미국의 F-22 전투기가 성공적으로 격추 임무를 완수했다고 트뤼도 총리는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의 발표에 앞서 NORAD는 성명을 내고 고고도 비행물체가 캐나다 북부에서 발견됐다며,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에서 출발한 양국 군 전투기들이 작전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아니나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이 미확인 물체가 민간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끼칠 수 있어 동부 표준 시간 3시 41분께 4만 피트(약 12.2㎞)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물체가 원통형이라면서 미국이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보다 크기는 작지만 외관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아난드 장관은 “이 미확인 물체의 출처를 섣불리 추측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격추는 미 전투기가 전날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정체불명의 고고도 물체를 발견해 격추한 것과 판박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미 본토에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이 지난 4일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된 것까지 포함하면 일주일 사이 벌써 세 번째 유사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캐나다 당국은 격추한 미확인 물체를 수거해 조사할 예정이다.
트뤼도 총리는 두 번째 트윗을 통해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캐나다군이 이제 이 물체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 알래스카에서 격추된 미확인 고고도 비행물체도 아직 수거되지 않고 있다.
미군 북부사령부와 알래스카주 방위군, 미 연방수사국(FBI), 지역 법집행당국이 알래스카주 데드호스 일대에서 합동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해빙과 강추위, 강풍 등으로 인해 진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NORAD는 이날 성명에서 “찬 바람과 눈 등 북극의 기상 상태에 수거 작전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 물체의 기원, 목적, 능력 등에 대해 추가로 공개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비행물체에는 지난 4일 격추된 정찰풍선과 달리 감시 장비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한 당국자가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 정보 수집을 위한 정찰풍선을 보냈다며 중국군이 그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중국의 정찰풍선 개발과 관련된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한편, 이날 미국 몬태나주 상공에서도 레이더 이상 신호가 감지돼 영공이 한때 폐쇄됐다가 재개됐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저녁 몬태나주 해버시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가 레이더에 감지돼 민간 항공기 항로를 일시적으로 폐쇄했다가 오후 8시 30분(동부시간)께 다시 개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전투기를 긴급 투입하고 몬태나주 상공 조사에 착수했으나 비행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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