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말 소비 심리 위축… 국민 절약 기조 뚜렷

밴쿠버 시내의 한 식품 매장 [신화=연합뉴스]

캐나다 국민들이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소비를 줄이고 절약 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뉴스(Global News)를 위해 입소스(Ipso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올해 선물 구매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소비하겠다는 응답은 40%로, 지난해 10월 조사 대비 9%포인트 감소했다. 선물 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입소스 공공정책부문 다렐 브리커(Darrell Bricker) CEO는 “많은 사람들이 연말을 신중하게 맞이하고 있으며, 소비를 늘리는 대신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연말 소비 예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올해 10월 기준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했으며, 금리도 연속 5차례 인하로 3.25%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경제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지난 15일부터 일부 품목에 대해 두 달간의 ‘세금 공제(Tax Holiday)’를 시행했지만, 브리커 ceo는 “이번 조치가 정부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소비에 더욱 신중해졌고, 세금 공제가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일수록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35~54세 연령대가 가장 큰 폭으로 지출을 축소했으며, 브리커는 이에 대해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기대했던 삶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느끼며, 연말 전통에도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들이 생계비 증가로 인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60%는 기본 생필품 지출이 늘어나 선물 구매 여력이 없다고 답했으며, 47%는 재정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빚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응답자의 43%는 신용카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했고, 36%는 연말 쇼핑을 위해 새로운 신용카드나 대출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39%는 연말 식탁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커는 “정부가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