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의 여성 부총리가 공공장소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원색적인 욕설을 듣는 봉변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소셜미디어(SNS)에 26일(현지시간) 밤부터 확산한 동영상을 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앨버타주 그랜드프래리 시청 청사에서 정책 설명회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로 가는 순간 한 남성이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 남성은 ‘f’로 시작하는 비속어를 섞어 “앨버타에서 꺼져라. 배신자”라고 소리친 뒤 다시 같은 비속어와 여성을 비하하는 ‘b’로 시작하는 단어를 이어 쌍욕을 했다.
이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도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우크라이나 이민자 가정 출신인 프리랜드 부총리는 앨버타주가 고향이다.
이들이 욕설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쌍욕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되자 마르코 멘디치노 공공안전부 장관은 29일 정치인의 신변 안전이 점점 더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가 보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 사건에 대해 “극히 충격적인 괴롭힘”이라며 “공인, 공직자 중 특히 여성, 소수자의 목소리가 커진다는 이유로 이들이 점점 표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봉변을 당한 이튿날 “어제 일어난 일은 잘못된 것”이라며 “누구나, 어디서든 그런 위협과 공격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현지 언론은 유력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서 위협적인 봉변을 당한 사례가 최근 부쩍 잦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조기 총선 당시 트뤼도 총리는 유세 버스에 오르던 중 청중에서 날아온 돌멩이 세례를 받았고 야당인 신민주당의 저그밋 싱 대표는 온타리오주 선거에서 반대 측 군중이 쏟아낸 거친 언사로 위협을 당했다.
또 지난 겨울 백신 반대 운동을 내세운 트럭 시위대는 오타와 출신 하원 의원들을 위협, 경찰이 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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