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사우디, 5년 갈등 종지부…대사 임명키로 ‘외교 복원’

트뤼도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 2018년 사실상 단교에 들어갔던 캐나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5년간의 갈등을 끝내고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로 했다.

AP통신은 캐나다와 사우디가 24일(현지시간) 완전한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새 대사를 임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사우디는 캐나다가 유명 여성 인권 운동가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당시 사우디 당국은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쳐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여성 운동가 사마르 바다위 등을 국가 안보를 저해하고 적국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바다위는 자신이 원하는 남성과의 결혼을 막은 친아버지를 고소하는 등 사우디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2년 여성의 날에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을 받은 바 있다.

사우디 당국의 이런 조치에 당시 캐나다 외무부는 트위터 계정에 성명을 올려 “그들(여성 운동가들)과 모든 평화적 인권 운동가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사우디 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외무부의 성명에 발끈한 사우디 외무부는 트위터 계정에서 “캐나다 외무부가 성명에서 ‘즉각적으로 석방하라’는 표현을 쓴 것은 국가 간 관계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비난받아 마땅하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캐나다와의 모든 신규 무역 및 투자 거래를 동결했다.

이어 주사우디 캐나다 대사에게 24시간 이내에 사우디를 떠날 것을 명령하고 캐나다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양국 외교부는 5년 만의 해빙이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만나 논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외교부는 “양국이 상호 존중과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캐나다는 장 필리프 랑토 두바이 주재 캐나다 총영사를 신임 주사우디 대사로 임명했다.

최근 사우디는 이란과 시리아 등과도 외교관계 복원에 나선 바 있다.

이란과는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어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하고 2개월 이내에 상호 대사관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최근 아랍연맹(AL)에 복귀한 시리아와도 지난 9일 각각 상대국 주재 대사관을 다시 연다고 발표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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