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박싱데이, GST 면제에 쇼핑 열기 고조…생계비 부담 완화엔 한계

밴쿠버 시내의 한 식품 매장 [신화=연합뉴스]

캐나다 전역에서 연말 쇼핑 시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박싱데이 세일이 시작된 가운데, 연방정부의 GST(상품 및 서비스세) 면제가 더해져 소비자들의 발길이 쇼핑몰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세금 감면만으로는 높은 생활비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는 지난달부터 두 달간 어린이 장난감, 비디오 게임 및 콘솔, 간식, 와인, 외식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GST 또는 HST(통합 소비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 같은 조치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제공해 박싱데이 세일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소비자들 “쇼핑엔 도움…생계비 문제는 여전”

토론토 페어뷰몰에서 박싱데이 쇼핑에 나선 나쿨 싱갈(Nakul Singal)은 “매년 박싱데이에 좋은 할인 혜택을 기대하며 쇼핑한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이어폰을 구입하려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 감면이 식료품 구매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정부가 특히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즈 지투라(Raj Jeetu)는 또 다른 쇼핑객은 세금 면제 조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외식에서 몇 번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 물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감면으로 매출 기대…소매업체들은 시행 부담

캐나다 소매협회(Retail Council of Canada)의 맷 푸아리에(Matt Poirier) 부회장은 이번 GST 면제가 박싱데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소매업체들이 단기간 내에 세금 면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면제 품목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토 북부 게임스탑(GameStop) 매장의 조이 코미아-오렐라노(Joey Comia-Orellano,) 매니저는 “세금 감면 발표 이후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박싱데이를 앞두고 게임, 콘솔, 컨트롤러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연말 쇼핑 소비 증가 전망

RBC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캐나다의 소매 소비는 다소 둔화됐지만, 4분기 1인당 소매 소비는 2022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RBC의 캐리 프리스톤 이코노미스트(Carrie Freestone)는 “보통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어린이 선물 소비가 증가하지만, 이번 세금 감면 발표 이후 해당 소비가 한층 더 활발해졌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세금 감면 조치가 근본적인 생계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연말 쇼핑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조치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