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도피 홍콩민주활동가 차우 “정신적·육체적 해방이 소원”

홍콩 민주화 활동가 아그네스 차우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로 도피한 홍콩 민주화 활동가 아그네스 차우가 지난 4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로이터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2023.12.6.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캐나다로 도피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27)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해방되는 게 생일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만난 차우가 이같이 밝혔다면서 그가 홍콩 당국의 경고에도 자신의 자유를 억압하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차우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홍콩 당국으로부터 고강도 조사를 받았고 여권이 몰수된 후에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며 침묵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망칠 수 없는 가혹한 환경 속에 살아야 한다고 느꼈다”며 “그런 상황과 다시 홍콩을 떠날 수 없게 되는 고도의 정치적 위험을 고려해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투옥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공황 발작에 시달렸고, 홍콩 당국이 더 많은 체포를 이어가는 것을 보며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차우는 감옥에서 나온 후에도 강도 높은 감시를 받았고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거나 은행 계좌 개설, 아파트 임차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로 올 때 일본을 경유하는 더 싼 비행기표를 예매하려 했으나 경찰이 허용하지 않아 직항편을 구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차우는 일본에 홍콩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민주 여신’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내 이야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홍콩에서는 여전히 많은 이가 투옥되고 억압받고 있으며 말 한마디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차우는 27세 생일인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경찰에 정기적으로 출두한다는 조건으로 출국을 허가받았지만, 홍콩 상황과 자신의 안전·건강 등을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캐나다에 온 지 석 달이 됐다면서 “아마 평생 안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복역 중인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얼굴로 꼽히는 차우는 2019년 반정부 시위 도중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2021년 6월 석방됐다.

그는 투옥 직전인 2020년 8월에는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등과 함께 홍콩국가보안법상 외세와 결탁 혐의로도 체포된 바 있다. 다만 당시 기소는 되지 않았고 경찰은 그의 여권을 압수했다.

경찰은 그가 징역을 마치고 석방된 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경찰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차우는 올해 토론토에 있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후에야 경찰이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여권 반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차우를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하며 “도망자를 평생 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장관은 차우가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경찰을 완전히 기만했다면서 “경찰이 차우의 체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차우의 사례는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홍콩에 도사리는 외세에 의한 국가 안보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판 국가보안법’의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재차 확약했다.

홍콩에는 2020년 중국이 직접 제정한 국가보안법이 있지만 중국은 홍콩이 이를 보완하는 별도의 자체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 위반자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이 추진하는 별도의 국가보안법은 반역, 분리독립, 폭동선동, 국가전복, 국가기밀 절도 등의 죄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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