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연방 경찰이 중국 정부 관련 업체의 자회사 제품인 무선 통신 장비에 대해 전국 규모의 보안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C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경찰의 브라이언 라킨 부청장은 이날 하원 산업기술 위원회에 출석, 답변을 통해 통신 장비업체 ‘싱클레어 테크놀로지’의 무선 주파수 장비가 설치된 경찰 무선 통신망에 대해 보안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조달부를 통해 싱클레어의 무선 주파수 필터를 구매, 경찰 무선 통신망에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2월 이 업체 모회사 지분을 중국 정부가 보유한 사실을 들어 구매 계약을 전격 정지하고 보안 위협에 대해 정밀 조사를 착수했다.
싱클레어는 온타리오주에 본부를 둔 캐나다 업체로, 모회사가 군용 무선 통신 전문 업체인 ‘노르샛(Norsat)인터내셔널’이다. 노르샛은 지난 2017년 중국 통신 업체 ‘하이테라 커뮤니케이션스’가 인수했다.
또 중국 정부는 투자 펀드를 통해 하이테라 지분 1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조달부는 2021년 10월 업계 입찰을 통해 싱클레어와 54만9천637캐나다달러(약 5억3천만원) 어치의 무선 주파수 필터를 구매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라킨 부청장은 하원 답변에서 해당 장비가 경찰 무선 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적 성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 전국 통신망을 대상으로 보안 위협을 탐지하기 위한 무작위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온타리오주의 무선 중계탑에서 문제의 장비를 제거했다”며 “우리 기술팀이 장비를 해체·분해해 안전 및 비밀 장치 탑재 여부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그런 보안 위협 사실이 없다고 답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코 멘디치노 공공안전부 장관은 “안보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서도 모든 관련 부처에 하이테라 및 자회사 제품의 구매 계약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는 하이테라가 노르샛을 인수한 뒤 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안보 위협 논란이 일었고, 싱클레어의 장비 구매 계약 체결 당시에도 같은 논란이 재연됐다.
CBC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하이테라를 안보 위협 업체로 지정한 결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이 회사 제품의 자국 내 판매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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