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캐나다 토론토시에서 여러 보안회사의 시크교도 보안요원들이 시의 방역 지침을 위해 면도를 하라는 회사의 지시를 거부해 해고 또는 좌천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론토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이 밀집하는 시설에서 일하는 남성은 깨끗이 면도한 뒤 N95급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수염을 종교적 믿음의 표상으로 여기는 시크교도 직원 100명가량이 면도를 거부하자, ASP시큐리티·스타시큐리티·가르다월드 등 보안회사가 이 같은 인사 조처를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SP시큐리티의 보안요원 싱 아난드는 현지 CBC뉴스에 “내 수염을 밀라는 것은 곧 피부를 벗기라는 것과 같다”며 “회사에 협상을 제안했지만, 나를 포함한 100명 이상의 보안 요원에겐 더 낮은 임금의 보직으로 가거나 일을 그만두라는 선택지만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이 일하는 보안회사는 토론토 시청과 계약을 맺고 직원을 파견하기 때문에 소속 직원은 시의 방역 지침을 지켜야 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크교 단체와 토론토 시청이 인사 조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테진더 싱 시두 세계시크교기구(WSO) 의장은 성명에서 “시크교도 경찰관과 기타 최전방 의료진은 팬데믹 동안 신념을 저버리라는 강요 없이 일했다”며 “해당 직원들이 법에 따라 수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존 토리 토론토시 시장은 4일 보안회사에 해고한 시크교도 직원을 복직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계약 회사들이 직원의 종교적 신념을 무시하거나 그들을 수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의 정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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