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인경제혁신토론회, 성공리에 개최
한인 비즈니스 창업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절차 등 유익한 정보 쏟아져
“오늘 이렇게 몬트리올의 한인 경제단체와 동포들이 경제혁신을 위해 동포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만남의 장(場)’을 마련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7일 몬트리올 한인센터에서 열린 ‘몬트리올 한인 동포사회의 경제혁신을 위한 제1차 토론회’(이하 ‘한인경제혁신토론회’)는 그야말로 그동안 쌓아왔던 한인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성토의 장’이 된 듯한 자리였다. 토론장을 가득 채운 열기 때문에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고 참석자들 모두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 자체가 큰 출발점이자 한인회의 의미 있는 행보라며 희망찬 격려와 함께 다음 토론회에서 다시 모일 것을 기약했다.
몬트리올 한인회가 주최하고 한인사회공동운영위원회가 주관한 ‘1차 한인경제혁신토론회’는 한인 동포사회가 직면한 현안과 해결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총 4개의 발제와 토론으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김영권 한인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바쁘신 와중에도 한인 동포사회의 현안과 미래의 경제혁신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회에 참석해주신 경제단체 관계자를 비롯한 동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32대 한인회가 ‘소통’을 기치로 삼은 만큼 오늘 한인회가 한인 이민 역사상 처음으로 동포들과 함께 하는 ‘경제혁신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오늘 이 토론회는 단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몬트리올 한인사회 경제혁신을 위한 대안이 마련되는 그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 그 첫 번째 자리인 만큼 그동안 쌓아왔던 여러분들의 고민과 발전적 아이디어를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한아시아상공회의소의 오승철 회장이 ‘현 한인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및 대안을 위한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승철 회장은 “몬트리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한아시아상공회의소’라는 협회를 설립했지만, 협회 사업에 동참하는 한인 사업주의 참여가 저조한 편”이라며 “그 원인은 오랫동안 만연된 불신과 반목으로 인한 ‘신뢰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오 회장은 “현재 몬트리올에 있는 소상공인의 숫자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인 경제단체와 한인회 및 공동운영위가 함께 힘을 합쳐 자료를 공유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는 퀘벡한민족경제연구소장직을 겸하고 있는 정희수 퀘벡주립대학교 교수가 ‘한인경제구조의 취약점과 요인분석 그리고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정희수 박사는 먼저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아시아 민족의 거주 현황 자료를 설명하며 한인경제구조의 취약점에 대해 분석했다. 정 박사는 “우리 한인들이 다른 아시아 민족보다 언어능력과 평균 학력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근면성과 창의성을 갖춘 뛰어난 민족이지만 소득수준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보다도 낮은 편”이라며 “한인들의 소득이 낮은 이유는 동포들이 주로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정 박사는 “한인경제 주체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인동포사회의 경제구조를 다양화하는 것이 시급한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규모가 큰 제조업, 호텔업, 프랜차이즈산업, 임대업 등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그 대안으로는 한인경제 주체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특히 우리는 캐나다 퀘벡주에 사는 퀘벡 주민이라는 동질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한인들이 여기 퀘벡주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적극적인 자세로 퀘벡 경제시스템에 뛰어들어야만 산업진출이 다양화되고 소득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째 토론 주제의 하이라이트는 정희수 박사가 발표자료 말미에 소개한 ‘퀘벡정부의 다양한 경제지원 프로그램 목록들’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병록 교수는 “몬트리올에 와서 정부의 사업지원 프로그램 정보를 알고 싶었는데 누구 하나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오늘 한인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희수 박사님이 소개해 주신 정부의 사업지원 프로그램 정보를 얻은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세 번째 발제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OKTA) 몬트리올지회의 박병록 기획이사는 ‘월드옥타와 몬트리올 지회 사업방향 및 차세대 육성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박 교수는 “월드옥타는 대한민국의 무역증진과 국위 선양을 위해 지난 1981년 설립된 국제 해외동포 경제∙무역 단체”라며 “현재 74개국에 걸쳐 149개 지회가 있고 6,900명의 정회원과 18,600명의 차세대 회원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대 재외동포 경제단체”라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월드옥타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차세대 미래 경제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14년간 해외 차세대 청년 인재를 발굴, 실질적인 창업과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 몬트리올지회가 올해로 설립 3년 차를 맞이해 차세대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로는 한인회의 김종민 경제부 이사가 ‘한인동포 경제상황과 창업지원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 이사는 “한인동포의 경제상황을 보면 업종 편중현상이 심하다”며 “문제는 한인들이 많이 있는 업종(요식업 및 판매업)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김 이사는 “현재 몬트리올에 들어오는 한인 이민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한인커뮤니티 내의 정착지원과 협조가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언어공부를 마치고 나서 취업 또는 창업을 하고 싶지만 방법도 모르고 현지 지원 기관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이러한 신규이민동포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한인간 불신과 비협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한인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동포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정책을 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특히 해외 한인들의 창업(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보여주면서 몬트리올 한인회를 비롯한 관련 한인단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한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업교육’과 ‘창업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봉섭 전) UKBA 회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민 규모와 그 내용을 따지고 보면 미국 다음으로 이민이 많은 나라가 캐나다이다. 수십 년 동안 한인 이민사회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은 이민 오는 한인들이 계속 늘어남에도 그동안 한인사회가 잘 단합하지 못하고 발전이 더딘 측면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을 이루는 대표를 잘 뽑아서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사업이 동력을 잃지않고 연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옥타의 김민식 지회장도 “오늘 이 토론회에서 한인들끼리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한인회를 비롯해 한인동포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지회장은 “사실 찾아보면 한인커뮤니티 내에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그동안의 냉소와 불신을 타파하고 우리 한인들 스스로가 다시 한번 뭉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한아시아상공회의소에서 오승철 회장, 이봉섭 UKBA 직전 회장, 퀘벡한민족경제연구소에서 정희수 박사, 월드옥타에서 김민식 지회장, 라윤후 부지회장 겸 한인건축협회장, 박병록 기획이사, 한인회에서 김영권 회장과 이강혁 부회장, 어길선 부회장, 박기순 부이사장, 나성수 재무이사, 김종민 경제부 이사, 강신욱 지방정부프로젝트팀 이사, 이미정 문화예술부 이사, 조욱래 미디어부 이사가 참석했고, 조수웅, 조중희, 김진성, 이요한씨 등 10여 명의 동포를 포함해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32대 한인회 미디어부 & 공동운영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