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사유도 안돼’…미 항공사 “백신 미접종자 무급휴직”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조종사 스티브 린드랜드가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UA)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UA는 8일(현지시간) 사내 이메일을 통해 “종교적인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면제 신청을 하고 사측의 승인을 받은 직원들은 다음 달 2일부터 잠정적으로 무급휴직 처분된다”고 통보했다.

백신 접종 면제 신청을 했으나 사측의 승인을 얻지 못한 직원에게는 5주의 시간을 주고 그래도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해고할 방침이다.

건강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면제받은 직원들도 같은 날부터 업무에서 제외되지만 ‘병가’ 처리돼 급여의 일부를 받을 수 있다.

UA는 “항공사 직원에게 요구되는 사항과 전국적인 팬데믹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UA 최고경영자(CEO) 스캇 커비는 “회사는 직원 안전에 책임이 있다. 전 직원이 백신을 접종할 때 모두가 안전해진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백신 면제를 승인받은 직원들의 휴직기간은 고객 대면 여부, 면제 사유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조종사·승무원·탑승관리요원 등 고객과 대면하는 직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충분히 잠잠해져야만(meaningfully recedes) 일터로 복귀할 수 있다.

기술직·지상조업직·관제사 등 고객 비대면 직원 중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면제받은 경우에는 UA가 새로운 검사 및 안전 절차를 개발·시행할 때까지 계속 무급 휴직을 유지하게 된다.

또 관리직과 임원 중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면제받은 경우에도 사측이 적용 가능한 안전 프로토콜을 마련하거나 업무 복귀가 반드시 필요해질 때까지 무급 휴직 처분된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UA가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면제받은 직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UA의 직원 수는 6만7천여 명에 달하며, 시카고 본사 직원들은 현재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UA는 지금까지 직원 몇 퍼센트가 백신 접종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의무화 방침을 발표할 당시까지 미접종 상태였던 직원의 절반 이상이 접종 증명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UA는 미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 직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접종 완료 시한은 애초 10월 25일이었으나 지난달 23일 연방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하자 9월 27일로 앞당겼다.

그러나 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여타 주요 항공사들은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기로 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델타 항공은 “강제하지 않아도 이미 대다수 직원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은 접종을 완료한 직원들에게 휴가기간을 늘려주는 인센티브를 통해 백신 접종을 장려할 계획이다.

chicagorho@yna.co.kr

Copyrights ⓒ 한카타임즈(https://hanca.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