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부부의 풍경
안상인
자전거를 앞뒤로
사이좋게 타고
가정이란 안장 위에 앉아
함께했던 당신과 내 삶은
바퀴 닮은 둥근 성격으로
둥글게 굴러왔고
둥근시간의 굴레 속에
구겨진 삶의 애환을
평탄하게 직선으로 펴가면서
동고동락 길이사랑으로
바쁘게 달려왔소
난 사랑의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았고
당신은 내조로 껴안고 보듬어
자전거 가정, 여행을 해왔소
여보, 앞으론
자연을 구경하며 서행하는
자전거를 탄 풍경으로
나들이 소풍의 삶 살자구요
어느 말주변 없고 감정표현에 쑥스럽기만 한 가장이 큰 맘 먹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인가보다. 시 속의 두 부부는 이제 숨가쁜 세월을 보내고 서로를 살펴주는 시간을 앞에 두고있다. 소풍온 듯 앞으로의 삶을 살뜰히 살기 바라는 마음이 모두에게 간절해지는 시다. 안상인 시인은 2007년 대한문학세계 시부문으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