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비목어라는 물고기는 눈이 하나밖에 없어서 늘 두마리가 붙어다닌다고 합니다. 불완전한 것이 오히려 평생 같이 할 수 있는 짝을 만나게 하는군요. 목숨을 다해 다른 한쪽을 사랑하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이 시에서처럼 운명적이 사랑을 꿈꾸신다면 그대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올인’하셔야 합니다. 사랑은 참으로 비싸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