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냉랭한 장면을 연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연회에서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의 짧은 대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언론에 공개된 사실에 대해 트뤼도 총리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희미한 미소를 띤 상태였지만, 트뤼도 총리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시 주석은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신문에 실렸다”며 “대화를 그런 방식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성과 있는 논의를 위해서는 ‘진정성’이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결과에 대해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각종 현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통역을 통해 이 같은 지적을 듣고 있던 트뤼도 총리는 시 주석의 말을 끊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중국과 함께 건설적으로 각종 현안을 논의하길 기대하겠지만, 양국이 동의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 주석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졌다. 시 주석은 “그런 조건을 먼저 만들자”고 말했다.
이후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는 짧게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G20정상회의 기간 짧은 대화를 한 것은 매우 정상적”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책망한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트뤼도 총리와의 대화 중에 시 주석이 성과 있는 논의를 위해 ‘진정성’이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결과에 대해선 말하기 힘들다”고 말한 것이 위협이라는 시각에 대해 질문받자 마오 대변인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양측 모두 각자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번 일이 중국-캐나다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물음에 “캐나다 측이 실질적 행동으로 중국-캐나다 관계의 개선을 위한 조건을 만들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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