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 나라 – 박진성

 

연못의 나라

                                                                박진성

온 몸이 눈알이어서 네가 바라만 봐도 사랑이다 연꽃은 내가 키운 속눈썹이니 물고기들 죄다 열반이다

비 내리면 타닥타닥 공중으로 길을 만드니 쏟아지는 길이 온통 혈관이고

아픈 사람 눈빛 건네 오면 아파서 일렁이며 음악이다

실뿌릴 내게로 밀고 있는 나무들 아라리로 아라리로 키우고 있으니

그래, 온 몸이 눈이어서 숨도 눈으로 쉬고 있으니 눈숨 목숨이 다 숨결이다

내게로 뛰어들어 넋도 못 건진 뼈들 녹여내느라 썩어가는 역사이고 필사적으로 눈동잘 땅 속으로 밀어내 몸 버티고 네 마음 응시하고 있으니, 파문은 껌뻑임이고 수초들은 수줍음이니

네가 바라만 봐도 나는, 사랑이다

 

한 번 읽으면 혼란스러운 시다. 두 번 읽으니 맥이 잡힌다. 시인이 연못이 되었구나. 시인은 눈 하나로 온전히 연못이되어 연꽃이 속눈썹이란다. 빗줄기는 공중과 연결된 혈관이란다. 아픈 사람과 눈빛을 교환하면서 일렁이는 물결은  음악이란다. 게다가 연못에 몸을 던진 생명과도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고하니 시인은 참으로 자유롭기도하다. 박진성 시인은2001년 ‘현대시’로 등단했고 시집으로는 ‘목숨’, ‘아라리’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