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여성의 화병 (火病)

50대 여성 환자의 하소연이다. 본인은 숨을 제대로 쉬고 싶은데 끝까지 호흡이 되지 않고 자꾸 가슴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혹시 심장이나 폐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를 해봐도 정상이라는 것이다.

 

여러 검사를 해 본 결과 내린 진단은 화병이었다. 주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아마도 여성들이 많이 참고 살아야 하는 문화적 특성상 한국 여성 화병 환자가 더 많은 것 같다. 남성에게도 화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화병 환자는 여성이 많은 편이다.

 

화병의 가장 큰 원인은 본인에게 주어진 스트레스가 적절하게 해소되지 못한데 있다. 화병은 주로 대인관계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여성의 화병은 고부간의 문제나 남편과의 갈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갈등이 생기고 이를 혼자서만 끙끙 앓고 참기만 하면 시간이 경과 되면서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인간은 몸 속의 화(火)가 지나치게 되면 그 반응은 외부로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몸 속에서 화가 생기는데 이러한 화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자꾸 몸 속에 쌓이게 되면 여러 가지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이 갑갑하고, 숨쉬기가 힘들고, 자꾸 우울해지고, 머리가 자주 아프고, 간혹 심장을 찌를 듯이 아프고, 밥을 조금만 먹어도 속이 꽉 찬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개별적인 증상만 본다면 화병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증상 중에서 여럿이 한꺼번에 나타난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이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화병일 가능성이 높다.

* 화병치료하기

먼저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필요하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운동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잊고,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또 잠을 자거나 종교활동을 열심히 하는 등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대인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정상적인 대인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물론 대인관계는 본인의 노력에 의해서만 해결되지 않지만 속으로 앓기보다는 자신의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려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비관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자주 해야 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화병의 증상도 완화됨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병이 없어지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의학적 상담과 치료를 통해 화병을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