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설사(泄瀉)를 대변이 엷고 가는 상태로 완만한 힘을 가진 것을 “설(泄)”이라 하고 대변이 청희(淸稀)하고 물(水)과 같이 배출되는 것을 “사(瀉)”라 하였다. “설사”라고 불리우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송대(宋代)이후인데 그전 한당시대(漢唐時代)까지는 “하리(下痢)”라 칭하였다.
대변의 70%는 수분이다. 보통 변(便)이라고 하면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의 찌꺼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 중 섬유질이 20%정도 밖에 되지 않고 10%의 장 속의 세균과 파괴된 세포를 포함해도 대변전체로 볼때는 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수분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변은 음식물과 체내에 있는 물질만을 재료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더러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便)은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그 냄새 때문이다. 냄새의 주범은 주로 장 속의 세균이다. 우리 몸의 장 속에는 ‘비피더스균’과 같은 이로운 균과 ‘대장균’과 같은 나쁜 균이 들어 있는데 이들이 모여서 대변 특유의 냄새를 내기 때문이다.
설사의 원인은 불규칙한 식생활 등 다양하다. 가벼운 경우는 연변(軟便). 심해지면 수양변(水楊便)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은 보통 불규칙한 식생활, 과식, 찬 음식, 상한 음식 등과 평소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의 신경성 요인 그리고 식중독, 급성장염, 간질환, 위장 장애로 인해 설사가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는 부적절한 이유식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우유 알러지나 알러지성 위장염 같은 설사도 있으며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 경우에도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설사는 때로 치명적일 수 있는데 설사와 함께 우리 몸 속의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 나가면서 탈수를 일으키고 동시에 우리 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전해질의 불균형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설사의 주요 병변 부위를 비위(脾胃)와 대소장(大小腸)에 있다고 보며, 그 원인에 “한습서열(寒濕暑熱)”의 외부사기(外部邪氣)와 상한 음식, 칠정불화(七情不和)등 정지(情志)의 실조(失調)와 비위의 본체 허약, 간과 비장의 부조화, 신장의 양기 부족 등의 장부 허약 등의 여러 가지들을 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이 모두가 비위(脾胃)의 기능 장애에 근본 원인을 두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거나 조금만 과식을 하고 찬 음식을 먹을 때면 영락없이 화장실에 가는 분들은 무더운 날씨일지라고 아이스크림, 냉수를 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