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 신경성 위장 질환

현대 직장인 중에서 ‘속편하게’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해 만성 위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다 보니 속이 더부룩한 불쾌감을 느껴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방치하는 경우도 더 많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얻은 위장질환은 다시 인체에 스트레스를 쌓고, 스트레스는 다시 위장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질환의 원인과 병리에 관해 보다 포괄적으로 생각한다. 위장 증상의 원인이 스트레스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으로 표현)며 모두 이 범주에 귀속시킬 수 있고 따라서 궤양이건 염증이건 위점막의 이상 정도에 관계없이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라면 신경성 위질환에 포함시켜 진단하게 된다. 스트레스가 어떤 경로를 거쳐 위장에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한방적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는 위장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심(心)장, 쓸개, 간(肝)장, 콩팥(腎)을 거쳐 위(胃)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즉,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간장의 기능이 울결(鬱結)되거나 화(火)가 나게 되고 화(火)가 난 간장이 위장을 공격해서 생기는 것으로 본다. 또 심장이나 쓸개 기능이 약하면 정신력이 약해져서 스트레스에 대항하지 못하고 민감해 지기 때문에 신경쓸 때마다 위장 내 혈액 순환이 안 되고 소화액 분비 이상으로 소화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 외에 여러 원인에 의해 신경성 위장질환이 진행되는데 결국 이 질환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모든 장기들이 관련되는 전신 질환의 견지에서 본 것이 다르다 하겠다.

 

신경성 위장 장애는 말 그대로 모든 것에 민감한 위장이 불안 또는 초조, 긴장,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아 기능에 이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신경성으로 오는 질환의 대부분이 다 그렇듯 신경성 위염의 경우도 여러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신물이 넘어 온다든지,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명치 끝이 아프고 속이 더부룩한 팽만감, 속쓰림, 명치 끝 동통, 구역감, 복통, 불규칙한 대변으로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기도 하는 소화기 증상과 신경예민, 불안, 우울증 등의 정서장애, 두통, 어지러움, 손발저림 등 온 몸에 결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원인과 병리기 전에 맞게 한약물, 침, 뜸, 수기요법 등으로 근본치료를 한다. 즉, 쇠퇴한 비위 기능을 촉진하여 위장의 운동을 활성화시켜주는 인삼, 백출, 산약 등 위산을 억제 시키고 위 부위의 염증을 없애주는 황금, 황련 등, 소화액분비를 촉진시켜 주는 사인, 백두구, 산자육 등 위장관의 신경을 조절하는 향부자, 목향 등 위장의 평활근을 자양하는 작약, 감초 등, 염증으로 생긴 위장관의 통증을 제거하는 계지, 양강, 현호색 등을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