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짧고 간결하고 긴 여운을 주는 시, 윤동주 시인의 생애가 이 시 한 편에 다 들어있다. 일본 유학 중 여름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사상범으로체포되어 만 27세의 나이에 광복을 겨우 6개월 남겨두고 옥사한 시인. 가족들은 그가 죽고난 후 유고시 30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을 내었다. 나중에 윤동주 시인의 죽음에 대해서 일본 문학평론가 고노 메이지씨는 투옥중 그가 맞았던 주사가 생리 식염수를 수혈하는 생체실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증언했다. 그의 생애가 한 나라의 역사와 맞물려 이토록 처절하니 그와 그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지켜볼 것이다. 누가 감히 역사를 왜곡하는지… 시인은 스스로가 노래한 별이 되어 우리 머리위에서 빛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