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산후조리

30대 중반의 남편이 아내가 첫 아이를 낳았는데, 산후조리를 도울 수 있는 약을 지으러 왔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데 분만한지 3일 되었고, 아직 오로가 약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자궁과 산도에 정체된 어혈을 제거하기 위한 3일 분의 처방약을 복용하게 하고 난 후 출산으로 인해 허약해진 몸을 보하는 약을 복용토록 하였다.

 

출산 후에는 출산과 임신 중 태아의 양육으로 인해 산모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허약해지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위해서 몸을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출산 후에 자궁 내벽이 정상적인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그 내부에 분만 과정에서 생긴 물질들이 남아있으면 미세하지만 출혈이 지속되고, 산모는 하복통으로 고생하고 회복도 지연된다.

 

산후에는 자연적으로 자궁의 수축 작용에 의해 출산 과정에서 생긴 잔류 물질의 배출이 이루어지지만, 혈액의 순환을 돕고 어혈을 제거하는 약재를 써서 도와주면 이러한 작용을 촉진시킨다. 흔히 훗배가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이것인데 출산 후 단 기간 내에 자궁 속에 잔류한 물질을 제거하고 자궁내벽을 청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는 약해진 산모의 기능 회복인데 혈(血)을 보하는 무거운 약재보다는 몸의 기능을 돕는 기(氣)를 보하는 약재를 쓴다.

 

그 이유는 출산 후에는 산모의 모든 기능이 저하되어 혈을 보하는 약재를 넣을 경우 이러한 것을 소화 흡수하는 기능이 약해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기를 보하여 몸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야만 혈의 생성도 원활해진다고 인식하고 있다. 즉 물질적인 것을 소화 흡수하고 이것으로 인해 기능적인 측면이 먼저 건강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산후조리를 하는 순서는 산도의 어혈제거와 산모의 모든 기능을 활성화시켜 산후 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산후 21일 정도는 되도록 산모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외부의 기운에 접촉되는 일없이 따뜻하게 지내서 몸의 기능 저하에 따른 체액의 정체 곧 습(濕)을 해소해주어야 한다.

 

산후조리를 어떻게 하는 가는 차후에 엄마의 건강과 직결되고 또한 이것을 아이의 건강과도 연결되는 일이다. 출산 후에는 충분한 조리를 통해서 이전과 같은 몸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혹은 인공유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산을 한 경우에도 출산한 경우와 똑같이 조리를 하여야만 몸이 상하는 일 없이 회복되고 다음 임신에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 특히 인공유산을 하는 경우, 몸조리를 제대로 못해서 몸을 상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경우 다음 정말 아이를 원할 때 임신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더욱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