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물리학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 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캐나다 퀘벡시를 배경으로 천 년의 고뇌를 가슴팍에 꽂은 한 남자가 19살 소녀를 가을 햇빛 아래서 느끼는 감정을 이 시가 받아낸다. 누군들 한번쯤 첫사랑을해보지 않았을까 마는 계절과 배경에 따라 한 시절의 느낌이 이렇게 애절하다고 시인은 독자를 마구 꼬드기고 흔들어댄다. 이 시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 공유의 목소리로 들어야 효과가 배가 된다. 찾아보니, 김용택 시인이 펴낸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란 제목의 시집 한 갈피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