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금요일, 세계 각지에서 ‘글로벌 기후 파업’ (Global Climate Strike)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번 집회는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시위이다. 1차 시위에 이어 9월 27일 금요일에 열린 2차 시위에는 많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까지 등교와 출근을 거부하고 집회에 동참해 몬트리올 거리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캐나다 시민들의 환경보호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C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마켓플레이스’ (Marketplace)는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제작진은 캐나다에서 수출하는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파헤치고자 ‘마켓플라스틱’ (MarketPlastics)이라는 플라스틱 브로커 업체로 가장해 말레이시아의 여러 재활용 처리 업체에 플라스틱 처리를 문의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재활용 플라스틱 수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마켓플레이스에 의하면 제작진이 문의한 업체들은 플라스틱 수입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플라스틱을 구매 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 왔다. 이어서 업체들은 제작진에게 플라스틱 수입이 불법이니 플라스틱을 운송 할 컨테이너 라벨에는 다른 품목으로 표기 할 것을 요구했고, 정부의 눈을 피해 일단 2-4개의 컨테이너부터 시작 해 조금씩 양을 늘리자고 제안 해 왔다. 마켓플레이스의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불법 재활용 업체들은 북말레이시아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내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가 꽤 생활화 되어 있고 분리수거법 또한 적용 되고 있다. 캐나다 사회는 플라스틱 용기나 컵을 사용한 후에 파란 분리수거함에 넣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재활용 될거라 믿고 있다. 하지만 마켓플레이스 제작진이 목격 한건 말레이시아의 드넓은 매립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캐나다 재활용 플라스틱들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로블로우와 캐네디언 타이어의 플라스틱 봉지가 수두룩 했다. 캐나다를 포함해 영국, 미국, 덴마크등에서 수입된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들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수입된 플라스틱은 재활용품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말레이시아의 전 국회의원이었던 환경 운동가 Lydia Ong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때 결코 재활용이라 부를 수 없다”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Ong씨는 재활용 업체의 공장에서 흘러나온 온갖 화학 물질이 강이나 공기를 오염시킨다 전했다. 이어서 공장에서 처리하기 힘든 쓰레기들은 이층 건물 높이만큼이나 높이 쌓아 태우는데 그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는 화학 물질이 대량 배출 된다고 밝혔다. 때문에 환경 문제는 곧 북말레이시아인의 건강과 직결 돼 있는 문제라 전했다.
환경을 지키고자 재활용 플라스틱을 구분, 분류하려는 시민 의식은 커져만 가는데 병과 캔을 씻어 분리수거하는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있는건 아닌지 질문 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8년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 결정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재활용 쓰레기 산업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비상이 걸린 여러 업체들은 가장 먼저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렸고 현재는 전 세계에서 말레이시아가 가장 많은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다.
한편, 2018년에 캐나다에서 말레이시아로 수출한 재활용 플라스틱만 10,000톤 이상이다.
최온유
출처: https://www.cbc.ca/news/world/plastics-recycling-waste-overseas-marketplace-1.529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