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지는 날

벚꽃 지는 날

 

이시환

 

간밤에 마음과 마음이 통했는가?

 

아주 가벼웁게 바람의 잔등을 올라타는

수수만의 꽃잎들이 추는 군무(群舞)

마침내 반짝거리는 물결을 이루어가는 것이,

 

모습 눈이 부셔 끝내 바라볼 없고

자태 어지러워 끝내 있을 수도 없는

나는, 한낱 대지 위에 말뚝이 되어 박힌

그대 유혹의 불길에 이끌리어 손끝을 뻗어내는 것이,

 

아주 가볍게 버려서 하늘을 나는 꿈을 꾸는

흩날리는 꽃잎들의 날갯짓

정령 안에서나 일어나 소용돌이 치는

그대 법열(法悅) 불길을 와락 끌어안는가, 나는.

             곳의 벚꽃은 져버린지 오래고 좋은 날씨는 참으로 사람들을 감질나게 만든다. 꽃이 피긴 했는가언제였더라밥이 되지도 않고 손에 있는 아무것도 될수 없는 꽃은 자체만으로 황홀하여 인류의 감성을 흔들어놓기에 수많은 시의 소재가 되어왔다. 아무런 언질도 없이 지고 말면 뿐인 꽃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고 꽃에 몰입되어 드디어 법열에 닿은 것인가이시환 시인은동방문학발행인으로 몬트리올을 방문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