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은 청소년들의 이해 되지 않는 행동에 힘들어하고 걱정을 하게 된다. 최근 청소년기에 등장하는 중2병이 대표적인 청소년을 대변하는 키워드이고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이 중2병이 한국에서도 유행하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본은 중학교 청소년들의 비행과 방황이 사회 문제가 되어 ‘세대론으로서 중2병의 징후적 의미 연구’라는 학술논문이 2016년 발표되었고 계속 연구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담당하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주요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럼 지금 40대, 50대가 청소년이었을 때는 얌전하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였을까?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도 ‘요즘 젊은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써있다는 이야기나 “요즘은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농담은 세대차이를 논할 때마다 거론되는 고전적인 레퍼토리다.
여기서 세대차이를 대변하는 청년의 다양한 정체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해를 주기로 바뀌어온 ‘~세대’라는 대표 키워드는 젊은이들의 급격한 의식변화를 기존세대와 구별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세대현상’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과거 1960년대 4·19혁명을 경험한 ‘4·19세대’로부터 1970년대의 통기타 세대로 규정되는 ‘구세대’와 ’30대이면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1960년대에 출생한 사람들’을 일컫는 ‘386세대’에 뒤이어 1990년의 ‘신세대’와 ‘X세대’, ‘Y세대’를 거쳐 지금의 ‘M세대’, ‘P세대’, ‘N세대’까지, 사회현상과 맞물린 세대현상은 한 세대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들을 어떻게 부르든, 젊은 세대는 그 명칭에 관계없이 이전 세대와는 무엇인가 다른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른들과 기성세대에게는 우려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내 자녀와 청년들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시대에 따른 다양한 젊은 세대들의 변화와 특징을 살펴보자. 이는 자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4차산업혁명, 글로벌 무한경쟁, 평생교육, 고용의 불안정, 글로벌 기업군의 합종연횡 등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향후 등장할 키워드 세대는 무엇인지 같이 유추해볼 수 있다.
‘모티즌(Motizen)’ 또는 ‘M세대’는 ‘모바일(mobile)’과 ‘네티즌(netizen)’의 합성어로 ‘휴대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하며 모바일 라이프를 영위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리고 M세대는 모티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의미한다. 항상 몸에 부착되어 있는 신체의 일부 같은 것이다. 이들에게 휴대폰은, 친구들과의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는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M세대는 휴대폰 명함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로서 문자와 기호를 조합하여 생성한, 디지털 공간의 새 언어라 할 수 있는 ‘이모티콘(emoticon, emotion+icon)’을 통해 감성을 표현하며, 무선인터넷을 통해 축하카드와 청첩장을 보내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조그만 기계 하나로도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개성을 발휘하며, 그들 나름의 낭만과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재주가 있다. M세대를 기반으로 성장한 소셜미디어(SNS)의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이 마크 저크버그가 창업한 페이스북이다.
광고기획사의 트렌드 보고서에 등장한 ‘P세대’는 기성세대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 것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적극적인 참여(Participation) 속에서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대(Paradigm-Shifter)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동안 청년 세대는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무관심한 세대로 평가 받아 왔지만 P세대는 2002년의 월드컵과 같은 집단적 거리문화, 촛불시위, 대통령 선거 등에서 나타난 사회적인 변화를 이끈 주역으로 등장했다.
도전(Challenge), 관계(Human Network), 개인(Individual), 경험(Experience), 감성(Fun, Feel) 등은 P세대를 대변하는 5가지의 핵심 특징이다. 반면 P세대는 집단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여 본인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공익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낮은 관심을 보이며 미래의 삶보다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쉽게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는 특징을 갖는다. 문제 인식은 뛰어났지만, 문제 발생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는 경향이 강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가상공간을 무대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인터넷세대를 의미하는 말인 ‘N세대’는 ‘인터넷 제너레이션 Internet Generation’의 줄임말로, 미국의 사회학자 돈 탭스콧이 1997년에 쓴 “디지털의 성장: N세대의 등장”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디지털 기술, 특히 인터넷을 아무런 불편 없이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인터넷이 구성하는 가상공간을 생활의 중요한 무대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는 디지털적인 삶을 영위하는 세대’로 정의된다.
N세대가 중심이 되는 미래사회는 국경의 의미가 없는 자유로운 네트워크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으며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더 똑똑한 ‘신인류’로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디지털 문화에 몰입하고 과도한 시간을 인터넷에 사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모든 길은 N으로 통한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정도로 디지털 기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N세대는 여가시간에는 인터넷에서 오락을 즐기고, 게임도 네트워크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것을 좋아하고 정보전달 속도가 빨라 새로운 패션이나 유행을 창조하며, 시장에서도 그들의 파급효과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 환경하의 디지털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 N세대는 ‘지금(Now), 새롭게(New)’ 나타나는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특징이 있다.
독립적이고, 디지털 문화를 뿌리 삼아 더 많은 기술로 무장한 N세대 중에는 타고난 사업 감각과 수완으로 장차 개인사업가를 꿈꾸는 청소년 세대를 일컫는 ‘E세대’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중독된 세대’라는 뜻의 C세대(Chemical Generation)는 스포츠, 소셜미디어(SNS), 게임, 만화, 음악, 영화, 춤 등 어느 한 가지에라도 미쳐야 직성이 풀리고 평안을 얻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C세대의 특성 역시 N세대의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음식, 패션 등 K-Pop이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까지 관심과 인기를 누리는 것과 한국의 방탄소년단이 2017년 미국의 ABC, NBC, CBS 주요 방송사 출연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 무대의 실황 공연 속 미국 청소년, 청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의 환호와 떼창은 한국 공연장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열광적인 반응이었고 지금의 40대, 50대가 청년세대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고 문화이다.
인터넷공간의 1인 방송 트렌드와 TV 밖 연예인 탄생의 대표 사업모델인 아프리카 TV BJ(Broadcasting Jockey)는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고 ‘보이는 라디오’, ‘교육’, ‘스포츠중계’, ‘시사’, ‘먹방’, ‘게임’, ‘메이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으며 300만명의 구독자수와 고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직업분야(창직)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사례가 N세대가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이고 결과로 볼 수 있다.
앞에서 열거한 세대현상과 대표 키워드 세대는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에 깊은 연관관계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모든 청소년들이 공부를 잘하고 대학을 모두 진학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부모로써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 안해서…….”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특히 성적이 나쁜 경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착각이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학부모 면담 때 수없이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에도 이 비슷한 통속어가 있다. “하면 되는 아이(やればできる子: 야레바데키루코)인데……”라고 한다. 이를 보면 부모 마음은 어디나 비슷하다. 이런 통속어를 비꼬아서 일본의 인터넷상에서는 “하려면 할 수 있는 애”는 일종의 개그 비슷한 말이 되어있다.
한국 청소년들은 각자의 개성과 재능 및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K-Pop 문화 전파 및 확대, 1인 방송미디어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써 문화를 창출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 정체성의 이해를 통해 앞으로 한국과 캐나다를 이끌어갈 미래세대를 위해 부모로써 한발 다가서는 모습과 청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 칼럼에서는 캐나다에서 청소년의 교육과 진로에 필요한 캐나다 교육시스템의 이해, 2018 CBIE 보고서, 미래 인재의 역량과 미래 직업의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