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록의 교육칼럼10 – 미래세대를 위한 기업가정신 및 창업교육 3

프랑스의 청년 창업교육, 지원정책과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U에서 프랑스는 청년 실업률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청년 실업률이 2010년 이전 18%, 점차 상승하여 2016년 25%,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개혁정책으로 2017년 21.6%로 다소 하락하였다.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대학 진학률 제고와 같이 청년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과 더불어 청년 창업 역시 이러한 정책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의 청년 창업교육은 교육•고등교육•연구부, 디지털•산업•경제부라는 두 관련 부처가 주도하고 있고 현재 프랑스 청년 창업교육 정책은 2013년에 통합한 PEPITE정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과거의 정책들이 세금 감면 등의 소극적인 것이었다면, PEPITE 정책은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창업 지원 교육 정책이다.
PEPITE는 프랑스 전역에 29개 분소를 가지고 있으며 종합대학, 공학대학, 경영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재계, 관련 협회 등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이를 통해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교수와 외부 멘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PEPITE는 학생-창업가 학위 과정을 마련하고 있는데,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모든 학생(바칼로레아 통과 이후부터 박사과정까지)은 이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이며, 졸업 전인 학생들은 재학 중인 학교와 연계된 PEPITE에 등록을 해야 하며, 졸업자는 본인이 원하는 PEPITE 분소를 선택할 수 있다. 2015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12만 명의 학생들이 PEPITE를 통해 교육받고 있다.
PEPITE가 실시하고 있는 창업교육은 실질적으로 창업에 도움이 되도록 ‘실행을 통한 학습’이 중심이 된다. 정해진 기간 내에 가상의 창업 프로젝트를 기획하도록 하거나, 주말 스타트업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그리고 디지털 교육콘텐츠 자료를 활용하여 교수와 외부 멘토가 학생 개인별 밀착 보조를 통해 교육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창업가 학위과정에 등록되어 있는 청년들은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상호 교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청년창업 지원 정책으로 학생-사업가 지위 보장제도가 있다.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학생 또는 갓 졸업한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학생 지위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창업 지원 및 경영, 창업 교육도 받을 수 있다.
2015~2016년도에는 총 1,427명의 학생들이 학생-사업가 지위를 보장 받으며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 지원을 하였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23세이며 이 중 26%가 여학생이었다. 학생-사업가 지위 보장에 지원한 학생들의 수는 전년도 대비 42% 증가하였으며, 2016~2017년도에는 지원자가 무려 3,000명으로 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여 창업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기업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내놓은 각종 지원책과 노동시장 개혁정책 등으로 창업환경이 개선되어 미국, 영국의 기술 인재들이 모여들고 혁신적인 기업가와 벤처캐피털 자금들이 빠르게 유입되어 실제 창업이 활성화되고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외의 기술인재가 모이고 벤처자금이 유입되고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라 프렌치 테크’, ‘스테이션F’ 등의 프랑스의 창업정책 지원 프로그램과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가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과 다양한 계층에 문호를 개방한 라 프렌치 테크 지원 프로그램은 ① 프렌치 테크 티켓, ② 프렌치 테크 비자, ③ 프렌치 테크 디베르시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프렌치 테크 티켓은 2015년과 2017년 개최된 스타트업 경연대회 ‘프렌치 테크 티켓’은 선발된 해외 스타트업에 신속하게 비자를 발급해주고 투자 유치도 지원한다. 프랑스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비자는 과거에 발급이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는 예외다. 100여 개국 스타트업들이 프렌치 테크 티켓에 도전했고 40여 개국 스타트업이 혜택을 받았다.
② 프렌치 테크 비자는 해외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4년 체류 비자 및 근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지원하고 있다.
③ 프렌치 테크 디베르시테는 다양한 계층에서 창업자를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려면 최저임금 생활자, 영세지구 거주자, 학생 등 3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기존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등록금이 비싼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을 졸업한 40대 엔지니어 남자’라는 획일적인 배경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생태계에 필수적인 혁신성을 유지하기 기획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모두 35개이며 이 중 60%의 기업에 1명 이상의 여성 창업자가 있다.
인큐베이터 및 스타트업 기업들의 다양한 국적은 프랑스가 지향하는 스타트업 육성 전략의 핵심이 다. 프랑스 정부는 창업가와 엔지니어, 투자자, 금융기관, 정부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라 프렌치 테크’ 정책을 2013년 시작했다. 정책의 제1목표는 ‘프랑스로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을 불러 모아 허브를 만드는 것’이었다. 과거 해외 기업과 투자자에 폐쇄적이었던 사회 분위기를 뒤엎자는 발상이다.
프랑스 파리의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 단지 스테이션F는 Illiad 그룹 회장인 쟈비에 니엘이 2억5000만 유로를 투자해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2017년 6월 29일 파리 13구의 예전 철도청(SNCF) 화물취급소를 리모델링하여 오픈하였다. 현재 12,000개 스타트업과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26팀이 모여 있다.
스테이션F에는 미국 프랑스 중국 그리고 한국 네이버 등 27개 글로벌 기업이 ‘제2의 페이스북’, ‘제2의 우버’ 키우기에 한창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은 스타트업 역시 국적이 다양하고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각국과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에서 온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다.
스테이션F에 입주할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데 국적에 따른 차별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스테이션F에서도 올해부터 이민자와 저소득층이 창업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입주 비용(월 195유로)을 면제해주는 ‘파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저소득층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프랑스 경제가 침체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는 늘지 않았고 사회 문제가 됐다. 저소득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라도 창업을 독려하는 게 필요해졌다.
2017년 들어선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프랑스 제조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역량을 키워 해외로 나간 프랑스 기업들을 다시금 자국으로 불러들이거나 스타트업 등 신기술, 첨단기술 및 창의적인 기업 에 창업의 목표를 두고 2017년 10월 2일 ‘French Fab’ 정책을 내놓았다.
2017년 유럽 각국이 유치한 VC 자금을 조사한 결과 프랑스가 모금한 벤처캐피털 투자금액이 27억유로(약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사상 처음으로 영국(23억유로)을 앞섰고 독일이 조달한 벤처자금은 11억유로에 불과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100억유로 규모 펀드를 조성하였다.
세계 5위의 경제규모, 유럽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 규모를 갖춘 프랑스는 산업 분야별 유럽 파트너를 확보하기 유리한 고지에 있고 향후 5년 내 유럽 진출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성숙한 유럽 경제와 스타트업 문화가 어우러져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속적인 창업분위기 조성과 활성화를 통해 청년의 창업, 소외계층 참여, 고용창출과 경제성장률 증가로 경제성장 확대, 글로벌 기업 및 인재, 투자금의 유입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