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영국식 펍 간판, 프랑스어 규정 위반 논란…OQLF “아직 최종 결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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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 주의 언어 규제 기관인 퀘벡어위원회(OQLF)가 몬트리올 리틀 버건디(Little Burgundy) 지역의 한 영국식 펍 간판을 ‘프랑스어 불충분’이라는 이유로 시정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20년 가까이 같은 간판을 사용해온 ‘버건디 라이언(Burgundy Lion)’. 공동 소유주 토비 라일(Toby Lyle)은 최근 OQLF로부터 “간판이 프랑스어 규정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OQLF가 보낸 이메일에는 “‘Burgundy’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에 등재되지 않은 표현으로, 지명을 가리킨다 하더라도 프랑스어 설명을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퀘벡 주 언어법은 사업체 간판에 프랑스어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다른 언어가 함께 쓰일 경우 프랑스어가 뚜렷하게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라일은 “‘Burgundy’는 지역명이고, ‘pub’은 프랑스어에도 존재하는 단어이며, ‘lion’은 불어와 영어 모두에서 쓰인다”며 간판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리틀 버건디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몬트리올의 중요한 문화·역사적 상징임을 강조했다. “이곳은 주민들에게 ‘Petit Bourgogne’이 아니라 ‘Little Burgundy’로 알려져 있다. 재즈 거장 올리버 존스와 오스카 피터슨이 태어난 곳이며,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의 뿌리가 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버건디 라이언’이 처음 OQLF와 마찰을 빚는 것은 아니다. 8년 전, 펍은 창문에 부착한 7.5㎝ 크기의 영어 전용 ‘트립어드바이저 추천’ 스티커로 지적을 받았으나, 당시 간판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없었다.

인권변호사 줄리어스 그레이(Julius Grey)는 이번 조치가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이 OQLF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좁게 해석돼선 안 된다”며 “몬트리올의 지명은 다양한 언어적·문화적 기원을 갖고 있으며, 이를 감안한 합리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것이 프랑스어로 보여야 한다는 입장은 법의 본래 취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OQLF는 현재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며, ‘버건디 라이언’ 간판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