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시가 올해 말까지 서부 아일랜드 지역 수돗물에 대한 불소 처리 중단을 추진하면서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불소 처리가 치아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자치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보건 전문가 및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부 아일랜드에 위치한 베이-뒤르페(Baie-D’Urfé) 시는 공식 성명을 통해 “불소 처리 중단 결정은 공청회 없이 이루어졌으며, 분리된 자치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시는 불소 처리가 주로 퀘벡주 보건부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몬트리올 시와 시 의회에 우려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서부 아일랜드 시장들 반발
도르발(Dorval) 시장 마크 도레(Marc Doret)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그렇게 한다면 주민들도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르발과 포인트-클레어(Pointe-Claire)에 위치한 두 개의 수처리 시설은 포인트-클레어, 비컨즈필드(Beaconsfield), 커클랜드(Kirkland), 베이-뒤르페, 도르발 등 서부 아일랜드 지역의 독립 자치단체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도레 시장은 또 몬트리올 시의 결정이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몬트리올 시, 불소 처리 중단 이유 밝혀
몬트리올 시는 불소 처리 중단 배경으로 불소의 부식성이 장기적으로 수처리 시설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몬트리올 대변인 위고 부르고앵(Hugo Bourgoin)은 “퀘벡 주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이미 불소 처리를 중단했다”고 설명하며, 올해 말까지 몬트리올 시도 이 같은 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몬트리올 시는 사람들이 실제로 섭취하는 수돗물은 1%에 불과하며, 나머지 물은 폐수 처리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아 세인트로렌스강으로 유입된다고 우려했다. 몬트리올 시의 마야 보다노빅(Maja Vodanovic) 상수도 담당 집행위원은 “세차나 샤워에 사용된 불소가 결국 세인트로렌스강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왜 이런 화학물질을 수돗물에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건강 우려와 치아 우식 예방 효과 놓고 논란
몬트리올 시는 불소 처리 중단의 또 다른 이유로, 미국 국립독성학연구소(National Toxicology Program)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높은 불소 농도가 어린이들의 IQ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서부 아일랜드 수돗물에 들어가는 불소 농도는 리터당 0.7밀리그램으로, 이는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 보건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몬트리올 공중보건국 등 주요 보건 당국은 수돗물 불소 처리가 치아 우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맥길대 치의학과 폴 앨리슨(Paul Allison) 교수는 “치아 우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비전염성 질병이며, 불소는 이를 예방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는 또한 불소가 대규모로 유해하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불소가 독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자치단체의 결정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