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 일요일, 몬트리올 총영사관 36층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과 몬트리올 동포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지한 간담회를 가진 것이다.
이 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김재경, 송영길, 원유철, 원혜영, 천정배 의원 등 활발하게 의정활동 중인 여야당의 중진의원들이었다. 이들은 국정감사 기간을 맞아 북미지역 공관을 순방 중이었다.
이 날 간담회에는 신맹호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와 이윤제 몬트리올 총영사겸 ICAO 대표부 대사, 의원 보좌관과 비서관, 국회 연구원, 한국언론 취재진 등 수십 명도 함께 참석했다.
먼저,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의 국회의원 소개에 이어 김영권 몬트리올 한인회장이 동포단체장들을 소개했고, 두 대표간에 서로 인사말이 오고 갔다.
김영권 한인회장은 “1만 몬트리올 한인들을 대표해 대한민국 정부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몬트리올 동포사회가 추진하는 한글교육과 청년캠프 등 차세대사업을 비롯해 창업스쿨과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 등의 동포경제사업, 그리고 시니어복지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본국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간담회는 강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순서는 동포단체장들의 질문과 당부 등에 대해 의원들이 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첫번째 발언자인 정희수 퀘벡한민족경제연구소장은 “TV로만 보던 분들을 이렇게 직접보니 더 반갑다”고 인사하면서 한국의 주택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퀘벡주의 임대주택 제도를 소개했다.
김영권 한인회장 겸 퀘벡한민족재단 이사장은 퀘벡한민족재단을 중심으로한 동포단체들의 운영비 조달 자구노력을 언급하면서 재외동포재단이 ‘비영리단체들의 운영비’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인들이 생각하는 바와 달리, 한인회나 다른 동포단체들이 본국정부나 현지정부로부터 임차료나 사무인건비 등 운영비 명목으로 지원받는 돈이 단 한 푼도 없다”며 운영자금 조달과 봉사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동포사회 비영리단체의 어려움과 존폐위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김인규 국가유공자회장은 ‘몬트리올 재향군인회의 지회 승격’을 요청했고, 남기임 코윈 몬트리올 지회장 겸 캐나다 담당관은 ‘재외동포재단 지원금에 관한 총영사관의 재량권 확대’를 건의했다. 이진용 민주평통 몬트리올 지회장은 ‘선천적 이중국적법의 피해’에 관해 질의했다.
동포단체장들의 질의와 요청에 대하여 국회의원들이 답변이 이어졌다.
김재경 의원은 “선택과 집중”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운영이 어려운 동포단체의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고, 천정배 의원은 “선천적 이중국적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위한 전담부서가 이 이미 법무부내에 설치돼있다”고 답했다.
의원들의 질의도 있었다. 원혜영 의원은 외국인들이 한국어에 대해 얼마나 관심있는지에 대해 질의했고 어길선 가나다한국어학교장과 김광인 한얼한국어학교장이 답변했다.
동포단체장들의 요청사항 중 의원들은 특히 퀘벡한민족재단 이사장이 제기한 ‘KBIM(Korean Business Incubator in Montreal)와 재단경제연구소장이 소개한 ‘임대주택’에 관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퀘벡한민족재단은 자료를 좀 더 보강해 운영계획서와 연구자료를 원유철, 송영길 의원에게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 날 간담회 자리에서는 의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송영길 의원은 특히 “이제껏 여러 공관장을 다녀봤지만 몬트리올 한인단체처럼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사례는 처음”이라며 “몬트리올 한인과 단체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에 감동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각별한 관심과 몬트리올 한인단체장들의 열정 때문에 간담회는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급기야 정해진 일정 탓에 오타와로 급히 가야한다는 보좌진들의 말을 듣고 서야 서둘러 마무리 될 정도였다.
김영권 한인회장을 비롯한 동포단체장들은 국회의원들과의 만남과 관심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그들은 다음 만남을 또 기약하며 버스에 탑승한 의원들이 떠나는 순간까지 작별인사를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있는 만남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몬트리올 한인단체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지원과 인적네트워킹 확충 차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몬트리올 한인단체의 적극적인 활동과 정부와의 교류 증대는 몬트리올 한인커뮤니티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몬트리올 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