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 2
위선환
어떤 물고기는 바싹 말려서 공중에 매달아두고 때리는가. 은비늘 몇 점이 부서져 내리고 있다
너왓장 들추듯 물비늘을 들추고 들여다본 강바닥 잔돌밭에서 나무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 떨어졌다 한다
저 강은 때리지 않아도 이미 퍼렇지만, 지금이라도 장대를 들어서 후려치면 물줄기를 구부리며 소리치지 않겠는가.
부리 긴 새가 긴 부리를 치켜들고 하늘 바닥을 쫄 때 하늘이라 해서 울리지 안겠는가
한 때는 내가 단단하게 움켜쥔 맨주먹으로 갈빗대 사이가 깊게 파인 내 옆구리를 때렸다
한 장인이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서 허공의 이쪽과 저쪽을 잡아당겨 둥근 桶에 씌우고 질긴 가죽 끈으로 죄어 큰북 한 채를 만든 뒤에 굵은 밧줄을 걸고 잡아 매서 매달아 두었다면, 굳이 무겁고 기다란 북채를 휘둘러 때린다 해도 그저 헛수고일 뿐, 오직 적막하거나 기대고 오래 서 있을 때 울컥 눈물 고여 쳐다볼 때에 허공이 저렇게 저절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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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절의 처마에 매달린 나무로 깎은 물고기 한마리가 마음을 잡아당길 때가 있다.
왜, 저 물고기는 물을 피해서 허공에 매달려 있을까? 어떤 소리를 세상에 대고 질러보려는 걸까…
그래서 시인은 스스로의 옆구리를 때려본다. 혹시 허공이 대신 울어주지 않을까…
위선환 시인은 2009년 현대시 작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