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용설명서

마음사용설명서

 

고통은 10개월 무이자 할부를 활용하고,

감동은 일시불로 구입 할 것.

사랑은 30년 만기 국채를,

그리고 우정은 연금처럼 납입 할 것을 권함.

감사는 밑반찬처럼 항상 차려놓고,

슬픔은 소식 할 것.

고독은 풍성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처럼 싱싱하게,

이해는 뜨거운 찌개를 먹듯 천천히,

용서는 동치미를 먹듯 시원하게 섭취 할 것.

기쁨은 인심 좋은 국밥집 아주머니처럼 차리고,

상처는 계란처럼 잘 풀어줄 것.

오해는 잘게 다져 이해와 버무리고,

실수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통깨처럼 다룰 것.

고통은 편식하고,

행복은 가끔 과식할 것을 허락함.

슬픔이면서 기쁨인 연애는 초콜릿처럼 아껴 먹을 것.

호기심은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서라도 마음껏 소비하고,

열정은 신용대출을 권함.

은혜는 대출이자처럼 꼬박꼬박 상환하고,

추억은 이자로 따라오니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리움은 끝끝내 해지하지 말 것.

사랑은 30년 만기 국채를,

신뢰는 선물 투자를,

의심은 단기 매도를 권하며

평화는 종신보험으로 가입 할 것.

변덕스러움은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듯 꼼꼼하게 다루고

아픔은 실손 보험으로 처리하고

우정은 연금처럼 납입하며

행복은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넣어 둘 것을 권함

 

며칠 전 KBS 1FM에서 정은아씨가 읽어 준 글이다…라고 학교 후배가 Face Book 에 올린 걸 퍼왔다. 아픔이 보험 처리되고 행복이 통장에 입금된다면… 그러면 사랑의 상처도 보험 처리 해달라고 해보자. 시가 별건가, 상상에 어찌 막다른 골목이 존재하랴. 단어를 사용하는 한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