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손현숙

 비둘기 한 마리 서울역 대합실 안으로 날아들었다 사방 유리로 된 건물, 밖이 보이지만 밖은 없다

 먹이를 따라 까딱까딱 걸어 들어왔을 여기, 본능은 저도 모르게 모가지를 까딱까딱거린다 천장을 빙빙 날아 돈다 넓고 밝고 높은 곳을 향해 차고 오르기를 여러 번, 발가락으로 철제구조물 꼭짓점을 꽉 붙들고 앉아 콕, 콕 유리를 쫀다, 연다

 기차 출발 전에 저 이야기를 끝낼 수 있으라나, 방향을 잃어버린 회식의 날갯짓, 쏟아지는 햇살, 해의 살갗을 어떻게 뚫고 나갈까, 안과 밖을 두루 모색 중이다

 

서울역 대합실에 들어온 비둘기가 유리를 쫀다…에서 쉼표를 찍고 ‘연다’ 라고 시인은 다른 배경 하나를 독자에게 밀어주고 있다.

주위에 보이는 기차 출발 전에 펼쳐지는 세상이 하나의 드라마의 중간 지점즘 될까… 내가 서 있는 세상을 앞에 두고 어떤 묘사로 삶을 이어나갈지 각자의 몫으로 챙겨두기로한다.

손현숙 시인은 1999년 현대시학에 ‘꽃터진다 도망가자’로 등단해서 시집으로 ‘너를 훔친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