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동거

생각난다

신당동 중앙시장

팥 적은 붕어빵과 곱창으로 넘긴

그해 겨울의 저녁과 아침.

시골 여상 출신의 그대가

졸음 쏟아지는 미싱대에서

주판알 대신 올리고 내리던 기래빠시 천과

얇은 홑이불의 동거 시절.

생각난다

반찬 없이 행복했던

우리들의 겸상과

조금 어색해서 더 사랑스러웠던

첫날밤이.

신당동 가다보면

들려온다

미싱 도는 소리

그대 숨소리

세상 한쪽에서

그대가 그대를 찢고

그대를 이어가는 소리.

          그렇다 생각 난다. 이 시를 읽고 있자니 지난 세월이. 동일방직 때 여공이었던 한 여성은 국회의원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이제 이런 공장 미싱일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한다고 한다. 혹자는 그런 경제적 발전을 한 두 사람의 치적인양 광고를 해대지만 그것은 젊음의 대부분을 혹독한 노동에 바친 한 사람 한 사람의 피와 땀을 가로채는 가벼움이다.

‘Oh my news’ blog를 더듬다가 필자의 허락도 없이 퍼왔다. ‘사진을 읽어주는 시’가 위에 떠있고 ‘풍경과 시’라는 닉네임만 있는 곳이다. 어쩌겠는가 빛바랬지만 생생한 풍경 속으로 한 없이 쓸쓸하게 걸어들어가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