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이 노래에 어떤 프로펠라를 달아야 할까
내가 스물 살이야 열 살이냐
아기아기 내 아기
달이 부른다
내 비행기에 어떤 프로펠라를 달아야 할까
엄마의 눈빛 같은 달로
날아가는 비행기
나는 크고 단단한 날개를 원한다
고막이 터지도록 요란한 프로펠라를 원한다
내가 그린 빛나는 달로
내가 그린 요란한 비행기 날아간다
그림 속이 고요해
들여다본다
그림 속 달은 황달에 걸린 남자 동공 같다
그림 속 비행기는 프로펠라 같은 흰 꽃잎 달았다
내 한숨에 그림 속으로 바람이 분다
달로 가는 프로펠라가 한 잎 두 잎 날린다
내가 울다 고개를 든다, 저기 달로 가는 비행기
달이 긴 그림자 손으로
토닥인다
내일 다시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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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중국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한다고하자, 미국은 달에서 캐오면 된다고 받아쳤다는 뉴스를 보았다. 시의 소재가 되어주던 달이 이제 원자재생산 기지가 되고있는 중이다. 시인은 아이가 되어 달을 그리고 비행기를 그린다. 떡방아를 찧는 토끼의 달과 희토류를 파내는 로봇의 달 사이에 이 시가 놓여있다. 그림속 비행기에 달로 가는 프로펠라가 한 잎 두 잎 날리는 이 시의 풍경에 감정을 이입하는 일이 자꾸 아슬아슬하다
진은영 시인은 철학을 전공한 철학자이고, 200년 ‘문학과 사회’를 통해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