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새를 위하여
복효근
늦은 저녁 숲에
날개를 다쳐 돌아오는 새 있다
무리에서 저만치 처져서
어느 이역의 하늘을 떠돌다 오는지
꺼져가는 석양이 아쉬워
별 가까운 먼 하늘까지
갔다가 돌아오는지
절름거리는 날갯짓으로
별빛 한 가닥 물고 오는 새 있다
밤새 새는
부서진 깃을 다듬어
새로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지
숲은
쓰린 달빛으로 수런거리던 것을…
숲에 가보라 새벽
새는 그새
해뜨는 쪽으로 높이 날아오르고
높이 나는 새의 날개깃엔
언제나 핏빛이 돌아
아침해 저리 고운 것을
보라 새가 떠난 자리엔
상처받은 자만이 부를 줄 아는
곱디 고운 노래가
숲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눈에 아름다운 것들의 행간에 시인은 상처를 떠올린다. 혹자는 복효근 시인을 두고 자연과 연애를 한다고들 한다. 그 표현은 참으로 적절하다. 이 시에서 시인은 새가 되어 상처를 노래로 치환한다.
복효근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으로 문단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