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김수환 추기경님 영전에–
어디인지 모르고
저희들
여기 이리 서 있어요
동녘 하늘 밝아오지만
가는 길
아직도 몰라
님이여
우리 이렇게 아직도 서성입니다.
부디
손짓해 주세요
손수건을 접고
이제 걷기 시작할래요
바람이
차요
이젠 쉬세요.
김지하 모심
김지하 시인은 1973년 봄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김 시인이 1970년대에 박정희 정권을 통렬히 비판한 시 <오적> 등으로 감옥에 갇혀 있을 때 김 추기경은 그의 구명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한겨레에서 펌)
파란 많은 세월 동안 독재에 맞서 싸우던 많은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감싸던 분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