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질 오늘

 

그리워질 오늘

 

홍영철

 

길 위에 있었네

길 위에서는 어디로든 가야만 하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곳으로 스쳐 지나가는 저물녘

아프다, 살았다는 것 밖에는 아무 추억이 없을 하루

불현듯 쏟아지는 어둠 저 너머에 희미한 별 하나

먼 길 허위허위 달려 내게 안기는 조그만 그 빛

 

반갑다, 살았다는 것도 눈물나게 그리워질 오늘

—————————————-

앞만 보고 달려오던 늘 같은 하루 하루에 오늘이 다가와 문득 별 하나 눈에 밟힌다. 내일이 또 오늘 같을까… 길 위에서 시인은 지금 이 시간이 중하다. 마음을 받치고 있는 낱말을 아끼며 조금씩 삼켜보자, 나의 오늘은 눈물이 나게 그리울까…

홍영철 시인은 197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문학과 지성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시집으로 ‘여기 수선화가 있어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