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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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태어나고 아직도 살고 있는 강원도는 아직도 사람들끼리 마음을 부비며 사는 곳이라고 믿어도 될까. 혹시 멀어져 가는 것들이 안타까워 쓰여진 시라면국수 한 그릇 가지고 그 허기를 메울 수는 있을까. 따뜻한 국수 말아주며 서로의 눈물자국 쓸어주고 싶어지는 시 한편 만나보자. 이상국 시인은 1976년 ‘심상’ 으로등단했고, ‘집은 아직 따뜻하다’ 등 여러 권의 시집을 내고 제 1회 백석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