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위협에 캐나다구스 울고 룰루레몬은 ‘휴~’…이유는

미국 시카고 캐나다구스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발 관세 태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캐나다의 대표 브랜드 캐나다구스와 룰루레몬의 명암이 엇갈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구스는 제품의 70%를 캐나다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 영향권에 들어간 반면 제품 대부분을 동남아시아에서 만드는 룰루레몬은 관세 영향에서 비껴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모든 캐나다 기업에 똑같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캐나다구스와 룰루레몬의 사례는 브랜드의 소재지보다 제품 생산지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밴쿠버에 본사가 있는 룰루레몬은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서 스포츠 장비의 90%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메건 프랭크 룰루레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2월 애널리스트들에게 캐나다에서는 아무것도 조달하지 않고 있고, 멕시코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룰루레몬 제품 중 중국산 비중은 약 3%, 멕시코산은 0.5% 미만이다.

다만, 룰루레몬의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현재까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조치에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캐나다구스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캐나다구스는 다운 패딩을 포함해 전체 제품의 70%를 캐나다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와 매니토바, 퀘벡에 7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캐나다 봉제 산업 인력의 약 5분의 1을 고용하고 있다.

캐나다구스 대변인은 직원들의 전문성과 장인 정신을 중시하기 때문에 생산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니 라이스 캐나다구스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쓴 글에서 “캐나다인보다 추위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라면서 현지 생산 체제에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캐나다구스의 주가는 6일 1월 말 이후 17% 이상 빠지는 등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다음날인 5일 자동차에 한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한 데 이어 6일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내달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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