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바람은 이제 엷은 살얼음으로 깔리면서 뻘밭 위에다가 덜컹 거룻배 한 척 올려놓고는
또 거기서 나와 처마 끝으로 어둑어둑 번져가더니 이번에는 굴뚝 끝에서 오래 머리 풀고
몸 조심 하거라… 자주 편지하고…
이르며 사람들은, 낳은 자식의 날개를 깊이 품노라 사람들은, 저마다의 땅끝에 이르러
집을 짓고 낳은 자식들의 날개를 깊이 품노라 사람들은.
저 갈대숲으로 드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모로 누우며…
—————————————————————–
겨울강은 자식 걱정하는 부모가 되어 모로 누워있다. 갈대숲 바람 소리를 듣는 모습을 떠올리면 겨울 풍경이 한없이 쓸쓸하다. 한시절 지내며 겨울에 닿아 땅끝에 이른 사람들에게 이 시를 전한다. 문인수 시인은 ‘심상’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그립다는 말의 긴 팔’ 등이 있고 김달진 문학상, 미당 문학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