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가로등

변창섭

시방 창밖은 한밤중 카니발이 한창이다. 가로등 불빛에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살과 살을 부벼대는 하루살이 불나방같이 全裸의 눈발은 벌겋게 가로등을 핥는데

창문을 열고 다가가면 바깥은 쌔앵쌔앵 눈발이 마구 가로등을 할퀴고 가로등은 돌아온 병사처럼 상채기 뻘건 얼굴을 떨군 내일의 전투 걱정으로 밤새 서성이고

하루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가 창문을 닫으면 바깥은 저렇게 황홀한데

토론토에서 6명의 동인들이 모여 시집을 냈다.  ‘. 6. 토론토 1 실린

시들 중에서 현란한 겨울 풍경에 마음 어지러운 편을 골라보았다.  눈보라 사정 없이 몰아치는 바깥 풍경은 전쟁터 같고 사느라고 고된 날들을 떨어져  바라보는 창문 안쪽은 그저 황홀하기만할까…  선뜻 지면에 시를 실을 있게 허락해 시인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