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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균의 촌철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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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rilla   Clement Park 박희균의 촌철살인


마지막 칼럼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3675 2012.05.10 14:14


옛날 옛적에 이름 높은 노스님과 젊은 제자 스님이 길을 떠났다.
산을 넘어 개울에 도착하니 간밤에 내린 비로 징검다리가 사라졌는데 웬 젊은 여자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친정아버님이 위독하시답니다. 스님, 저 좀 업어서 건네주십시오.’
젊은 스님이 말했다.
‘사정은 딱하오나 출가수행 중인 몸이라 돕기 어렵습니다. 잠시만 기다리면 물이 줄어들 듯하니…’
그런데 젊은 스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승이 장삼 가사를 훌훌 벗어 던지고 잠방이 바람으로 여인을 훌쩍 업고 개울을 건너기 시작했다.
젊은 스님은 노승의 두 손이 닿은 풍만한 엉덩이와 노승의 등을 지그시 누를 여인의 봉긋한 가슴을 생각하자 절로 얼굴이 화끈해졌다.
‘출가수행 중에는 여색을 멀리하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더니 젊은 여자에게 냉큼 잔등을 들이미는 꼴이라니…’
젊은 스님은 부아가 치밀었지만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날 저녁,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젊은 스님이 노승에게 비꼬듯이 물었다.
‘스님, 출가수행 중에는 여색을 멀리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스님처럼 젊은 여자와 몸을 부대껴도 불심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수행 정진해야 합니까?’
그러자 노승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 여인을 개울 건너편에 내려놓았거늘 너는 여태 업고 있구나.’
 
필자는 ‘K-Pop? K-Poop!’ 칼럼으로 수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미 본 칼럼난을 통해 밝혔듯 비록 칼럼이란 것이 사실을 보도하는 기사가 아니라 개인의 생각을 풀어놓는 글이고 또 필자가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글을 작성함으로써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준 것은 분명히 필자의 잘못이다.
그래서 칼럼을 통해 몬트리올 1.5세/2세 학생/유학생들에게 유감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이후 칼럼 작성에 주의를 기울여왔다.
 
그런데 지난주 ‘슈퍼 고양이’ 칼럼을 놓고  시비 거는  듯한 댓글이 올라왔다.
이미 작년 12월에 끝난 K-Pop 문제로 아직까지 필자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이 – 어떻게 보면 필자도 피해자인데 - 있는 모양이다.
 그 댓글에 일일이 답할 가치를 못 느끼지만 만약 그 댓글을 쓴 사람이 정말로 필자의 K-Pop 칼럼 때문에 피해를 본 학생이라면 다음과 같은 각오로 K-Pop 활동에 더욱 매진하기 바란다.
마리아노폴리스 세젭 한국학생클럽의 이 모 양이 페이스북에서 울분을 토하며 한 말이다.
“진짜 열심히해서 당당하게 저아저씨에 말을 후회하게 만들꺼에요!”
그렇다. 진짜 열심히 해서 ‘시대착오적인 비판아닌 비판’ 을 한 이 ‘어이없는 아저씨’를 부끄럽게 해주기 바란다.
우선 그 전에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공부부터 하고.
 
필자는 K-Pop을 주도한다는 1.5세/2세 학생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서 그들이 우리 기성세대를 얼마나 하찮고 우습게 여기며 깔보고 멸시하는지, 우리 기성세대가 그들을 얼마나 몰랐는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보고 들었던 ‘명문학교 다니는, 예쁘고 착하고 신앙심도 깊은, 누구 이사, 어느 장로의 자녀’가 쓴 글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글이었다.
그래서 한인 단체장들이 ‘차세대 육성’ 운운할 때마다 솔직히 서글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은 반드시 적과의 싸움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몬트리올 차세대의 필요와 욕구를 알아야 그들을 도와줘도 도와줄 것 아닌가?
그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라.
섣불리,  멋모르고  덤비면  그들로부터  ‘어른들은 주제넘게 간섭하지 마슈!’  핀잔이나 듣는다.
이번 마지막 칼럼에는 불어판이 없다.
사실 필자가 이 ‘마지막 칼럼’을 쓰는 이유가 실없는 댓글 때문은 아니다.
손가락 관절염이 점점 심해지면서 자판을 좀 오래 두드린다 싶으면 손가락이 붓고 아프고 그런 증세가 점점 잦아지는 것 같아서 벌써 3주 전에 한카타임즈에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원래 예정했던 100회를 3분의 1 정도밖에 못 채운 상태에서, 그것도 필자를 대신하여 자신의 생각과 포부를 독자들과 나눌 후임도 없이 이 지면을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 또한 필자의 헛된 욕심이리라.
젊은 아낙을 내려놓는 고승처럼 이제는 이런 것 저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떠나련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류 학생들의 페이스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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