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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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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젖음에 대하여 3 - 너에게

| 2015.07.15 183

젖음에 대하여 3 - 너에게 박애린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창밖에 뭐라도 내리는 날에는 떠나지 않는 생각 함박눈에 허리를 굽히는 굴뚝 연기나 빗방울을 털어내는 새의 날개는 언제나...

풍경 달다

| 2015.07.15 200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몬트리올 사람 2

| 2015.06.24 185

변은숙 올드몬트리올 노틀담성당은 파리가 그리운 퀘벡 사람들이 세운 건물이라지 우리는 모두 떠나온 사람 건너편 벤치에 앉아 바라보며 내게 그리운 것은 지금 어디 있을까 금빛으로 눈부...

토버머리* 에서의 시제詩制

| 2015.06.18 257

토버머리* 에서의 시제詩制 김유경 1. 잠깐 비바람이 스쳐 갔다 꽃병섬**으로 들어가는 배는 초록의 이끼 속에 시간을 품은 바위처럼 호수 위에서 잠시 사라진다 2. 만이천 년 전의 바다는...

5월

| 2015.06.10 44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 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이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

너를 기다리는 동안

| 2015.06.03 205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묏 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 2015.05.20 278

묏 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백기완 맨 첫발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없는 춤꾼이라고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

뱀 꿈 -

| 2015.05.08 153

노승문 분명 의도한 건 아니었다 소년은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중이었고, 우연히 다리를 건너고 있었고, 우연히 말라붙은 개천 바닥을 쳐다보았고 우연히 거기 똬리를 튼 뱀을 발견했을 뿐...

기호의 고고학

| 2015.04.29 255

김백겸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매 빛이 있었다’는 문장처럼 말씀과 사물이 한 몸이었던 행복한 시대의 말이 있었다 에덴으로부터 지상으로 내던져진 말들은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담의 ...

불면

| 2015.04.22 282

김영제 밤새도록 나를 흔들어 깨운 것은 마침내 드러누울 곳을 찾지 못한 젖은 바람의 뒤척임이었을까 평생을 남루로만 떠돌던 허깨비 잉걸불로 타오르고 싶은 한 줌 낙엽이었을까 텅 빈 ...

명복을 빌지 마라

| 2015.04.15 331

김시종 날이 지나도 꽃만 놓여 있다면 애도는 이제 그저 꽃일 뿐이다 (중략) 평온함만이 질서라면 질서는 이제 한낱 위축일 뿐이다 억울한 죽음은 떠돌아야 두려움이 된다 움푹 팬 눈구멍...

봄의 해부학

| 2015.04.08 283

박유라 냉동고에서 민대구 살을 꺼내다 방에는 두꺼운 책 한 페이지가 찢긴 채 누운 창살 너머 뿌옇게 차오르는 아침 동쪽 난간에 얹어둔 유리병이 박살나다 예보도 없이 가루가루 떨어지...

| 2015.04.01 300

조창규 나는 쌈을 즐깁니다 재료에 대한 나만의 식견도 있죠 동굴 속의 어둠은 눅눅한 김 같아서 등불에 살짝 구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낱장으로 싸먹는 것들은 싱겁죠 강된장, 과카몰리...

사랑가

| 2015.03.25 52

노승문 당신의 우발적인 꽃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만 꺾여 짓밟히고 싶습니다. 그렇게라도 당신의 구두 바닥에 남는 초록 진물이고 싶습니다. 당신 뼛속의 관절염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