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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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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어느 소년 소녀의 사계가(四季歌)

| 2015.11.25 67

- 고은 가을 내가 내리고 떠난 시골 역마다 기침 속의 코스모스가 퍼부어 피어 있고 네 눈시울이 하늘 속에서 떨어졌네 밤 깊으면 별들은 새끼를 치네 네 죽음을 쌓은 비인 식탁 위에...

무슬림 성전으로 가는 풍 나무 길

| 2015.11.04 172

무슬림 성전으로 가는 풍 나무 길 홍애니 노랗게 물든 풍 나무 가로수 아래로 화려한 사리를 입은 인도 이민자 여인이 걸어간다 까마귀들이 일제히 날아올랐을 때 어디선가 아이가 울음을...

저녁숲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 2015.11.04 99

저녁숲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유현숙 어두워지는 저녁숲에 남은 햇빛이 비치는 것에 대하여, 그 빛 아래서 은사시 나뭇잎들 반짝이며 제 몸을 뒤집는 것에 대하여 혼자 듣는 시냇물 소...

O Captain! My Captain!

| 2015.10.21 193

-Walt Whitman- 오 캡틴, 나의 캡틴! 두려움에 찼던 우리의 여정도 이제 끝났습니다. 배는 그 모든 폭풍을 견뎌냈고, 그토록 갈구한 우리의 꿈도 이루었습니다. 항구에 닿고 있으며, 우리...

오메, 단풍 들것네

| 2015.09.30 278

김영랑 ‘오메,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울음이 타는 가을강

| 2015.09.30 203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빛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재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

맨발

| 2015.09.30 52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아가야 일어나라 - 박노해

| 2015.09.09 164

아가야 일어나라 박노해 아가야 일어나라 일어나 걸어야지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거니 살포시 눈을 감고 엄마 품으로 걸어가려는 듯 운동화를 꼬옥 신고 붉은 볼의 얼굴을 파도에 묻고 꿈...

수배전단을 보고

| 2015.09.02 102

윤성택 귀갓길에 현상수배 벽보를 보았다 얼마나 많은 곳에 그의 자유를 알려야 하는지 붉은 글씨로 잘못 든 生의 내력이 적혀 있다 어쩌다 저리 유명해진 삶을 지켜 봐달라는 것일까 어...

무너지는 것들 옆에서

| 2015.09.02 159

고정희 내가 화나고 성나는 날은 누군가 내 발등을 질겅질겅 밟습니다. 내가 위로 받고 싶고 등을 기대고 싶은 날은 누군가 내 오른뺨과 왼뺨을 딱딱 때립니다. 내가 지치고 곤고하고 쓸...

먼 곳

| 2015.09.02 74

문태준 오늘은 이별의 말이 공중에 꽉 차 있다 나는 이별의 말을 한움큼, 한움큼, 호흡한다 먼 곳이 생겨난다 나를 조금 조금 밀어내며 먼 곳이 생겨난다 새로 돋은 첫 잎과 그 입술과...

대동여지도는 아니더라도

| 2015.08.12 150

나희덕 대동여지도는 아니더라도 네 마음의 지도 한 장은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격랑의 높이를 등고선 몇 개로 대신할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그릴 수는 있을 것이다 수없이 밟았지만,...

나리소

| 2015.08.05 182

나리소 도종환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가장 고요해지는 사랑이 깊은 사랑이다 나릿재 밑에 나리소 못이 가장 깊고 고요하듯 요란하고 진부한 수식이 많은 사랑은 얕은 여울을 건너고 있...

연애 시절을 떠올리다

| 2015.07.29 146

연애 시절을 떠올리다 김하인 태양을 케이크 썰고 달을 케이크 써는 기쁨이었습니다 별을 흩뿌려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으며 달이 송편 되고 다시 이스트 빵처럼 잔뜩 부풀어지던 행복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