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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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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붉은 작업실 --앙리 마티스의 ‘ Red Studio’ 캔버스 유채

| 2016.06.21 144

붉은 작업실 --앙리 마티스의 ‘ Red Studio’ 캔버스 유채 김은자 붉은 해마의 울음을 희석시켜 줄 수 있는 것은 빛뿐이다 이제 책상 위 종이천사에게 시침 없는 벽시계를 말해줘도 좋겠...

괜찮아

| 2016.06.21 71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가봐 ...

암호 해독

| 2016.06.21 121

김은자 보내주신 E-메일 잘 받아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자가 깨어져 읽을순 없었지만 나는 생애 이보다 더 멋진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나의 시가 한층 간결해 질 것 같은...

바람의 파이터

| 2016.06.21 66

바람의 파이터 정봉희 울부짖음에는 필시 이유가 있다 목젖 아래 짐승 한 마리 키우는 까닭이다 평범하던 금요일 폭풍주의보가 발령되었고 야산 중턱 아래 삐걱거리던 나무의자가 자리를 옮겼...

하루를 바치다

| 2016.06.21 40

하루를 바치다 김형오 꽃을 보면 안다 절로 맺었다 하면서 오죽하면 이리 피는 것이랴 앉은뱅이꽃 장다리꽃 잎잎이 새벽을 열고 와서 울렁울렁 피는 것을 보면 꽃술 높이 들고 꽃 가는 꽃...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2016.06.21 150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

| 2016.05.05 25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

| 2016.05.05 31

못 구대현 힘줄도 없이 한 점 살점도 없이 천형처럼 감추지도 못하는 알몸으로 겨우겨우 남의 살 속에 묻혀 침묵으로 견디고 끊임없이 구부러지고 부러지는 연명 속에서 화석처럼 남겨지는 ...

유리그릇에 관한 명상

| 2016.05.05 78

유리그릇에 관한 명상 이상옥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 몸이냐 현미경으로 비추면 실 금으로 가득할 너여 매일 새 금이 죽죽 그어지고 있는 너여 펄벅이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운위할...

존재의 꽃

| 2016.05.05 18

존재의 꽃 김동원 꽃이 핀다 무명의 꽃이 핀다 꽃도 모르고 꽃이 핀다 한 가지에 어깨를 서로 기대어 피어난 서로 모르면서 피는 서로 모르면서 아름다운 꽃 꽃은 모르면서 진다 모르고 ...

겨울 강가에서

| 2016.03.24 42

겨울 강가에서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엄마 걱정

| 2016.03.21 45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 2016.03.14 86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안도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짓는 일이 되지 않도록 나로 인해 인해 그이가 눈물 짓지 않도록 상처받지 않도록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그리움에 스스로 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

| 2016.03.14 84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