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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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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폭설

| 2015.03.18 39

윤제림 싸락눈으로 속삭여봐야 알아듣지도 못하니까 진눈깨비로 질척여봐야 고샅길도 못 막으니까 저렇게 주먹을 부르쥐고 온몬을 떨며 오는 거다. 국밥에 덤벼봐야 표도 안 나니까 하우스를...

냉이의 꽃말

| 2015.03.11 34

김승해 언 땅 뜷고 나온 냉이로 된장 풀어 국 끓인 날 삼동 끝 흙빛 풀어진 국물에는 풋것의 향기가 떠 있는데 모든 것 당신에게 바친다는 냉이의 꽃말에 찬 없이도 환해지는 밥상머리...

내일, 내일

| 2015.03.04 54

내일, 내일 유희경 둘이서 마주 앉아, 잘못 배달된 도시락처럼 말없이. 서로의 눈썹을 향하여 손가락을, 이마를, 흐트러져 뚜렷해지지 않는 그림자를, 나란히 놓아둔 채 흐르는 우리는 빗방울...

Gaspé Blues 1

| 2015.02.25 31

Gaspé Blues 1 김준태 바람으로 듣고 물결로 보는 거지. 떠나지 않는 생각이란 그런 거 마음에 포구 하나 짓는 거. 닿아도 갈 수 없는 저기 저 물바다, 깜깜 심해心海에 두고 온 물꼬리...

통영(統 營 )1

| 2015.02.18 36

통영(統 營 )1 백석 옛날에 통제사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의 처녀들에겐 아직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오리 같이 말라서 굴껍질처럼 말없이 죽는다는 이 천희의 하나를...

겨울 만다라

| 2015.02.11 16

겨울 만다라 임영조 대한 지나 입춘날 오던 눈 멎고 바람 추운 날 빨간 장화 신은 비둘기 한 마리가 눈 위에 총총총 발자국을 찍는다 세상 온통 한 장 수의에 덮여 이승이 흡사 저승...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게로

| 2015.02.04 102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게로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 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도 영하 이십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

La neige 눈

| 2015.01.28 65

La neige 눈 Remy de Gourmont 레미드 구르몽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on cou, Simone, la neige est blanche comme tes genoux. Simone, ta main est froide co...

포옹

| 2015.01.21 132

김행숙 볼 수 없는 것이 될 때까지 가까이. 나는 검정입니까? 너는 검정에 매우 가깝습니다. 너를 볼 수 없을 때까지 가까이. 파도를 덮는 파도처럼 부서지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우...

가구

| 2015.01.14 260

가구 도종환 아내와 나는 가구처럼 자기 자리에 놓여있다 장롱이 그렇듯이 오래 묵은 습관들을 담은 채 각자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 일을 하곤 한다 어쩌다 내가 아내의 문을 열고 들어가...

독락당(獨樂堂)

| 2015.01.07 77

조정권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

한 잎의 여자

| 2014.12.22 128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노스욕* 구두 수선방

| 2014.12.17 336

백복현 수선할 구두 굽처럼 허술한 한글 간판 구두, 가방 수서, 여쇠 복사 해진 신발을 끌고 찾아온 받침 글자 떨어져 나간 겨울 영 헤어살롱, 노스욕 피시방, 질러 노래방 노스욕 골목...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그리운 102

| 2014.12.10 190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