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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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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 Joseph Chung - Column
 정희수 칼럼



그러나 퀘벡사회에서는 한국만큼 큰 영예가 아니다. 퀘벡사회에서 수석졸업보다 더 중요시하는 것은 사회성과 봉사정신, 창의성과 근면성이다. 수직적 가치관은 항상 남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사회에는 항상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자기보다 학교성적이 좋은 친구가 있고 더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성이 있을 수 있다. 더 많은 재능을 갖춘 사람이 있고 더 앞서 나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수직적 가치관은 이를 용납 못 한다. ‘내가, 내 아이가 제일이어야 한다’는 가치관은 자녀의 가슴에 열등감과 우월감을 공존케 하며 이것은 퀘벡사회에서 대인관계를 해치는 요인이 된다. 나아가 우월감과 열등감의 공존은 좌절감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도 한다. 자녀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면 공부의욕이 떨어지고 취직하기도 힘들며 취직을 해도 진급이 어렵다. 자신감이 없으면 자기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동료나 상관의 신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퀘벡의 직장에서 진급하려면 상사에게 능력을 인정받는 것 외에도 같은 동료에게 신임을 받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동료 간의 신임은 좋은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가능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면, 필자는 젊은 조교수 시절 나름대로 학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런데 필자는 간혹 열등감에 시달렸고 때로는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했었다. 이유는 광범위한 경제학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필자는 1940~1950년대의 학생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고 1954년에 LAVAL대학으로 유학을 왔다. 그래서 당시 필자의 가치관 역시 수직적이고 1등 주의적이었다. 필자는 잘못된 수직적 가치관 때문에 열등감과 좌절감이 온 것을 깨닫고 능력의 한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필자에게는 자신감이 생겼다. 즉, 자신감이란 실력이 좋고 높고 커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드릴 때 가능한 것이다.

한편, 현지사회에서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하려면 늘 겸손해야 한다. 겸손은 자기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겸손이란 자기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남의 능력을 인정하는 태도’를 말한다. 퀘벡인은 동아시아 사람이 자녀자랑, 부모자랑, 형제자랑, 사촌자랑, 주택자랑, 자동차자랑, 고향자랑…등 자기자랑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것을 매우 싫어한다. 남보다 잘 났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것이 수평적 퀘벡사회임을 알아야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퀘벡사회에서는 봉사정신을 높이 평가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정부나 기업이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봉사자를 높이 우대한다. 사실 캐나다에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30%를 자원봉사로 충당한다. 따라서 ‘자원봉사자 = 우수한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퀘벡사회는 모든 민족이 사회봉사에 참여할 것을 기대하며 봉사하지 않는 민족공동체는 퀘벡사회에 비협조적인 공동체로 간주한다. 그런 공동체 출신자 역시 사회봉사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는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평가되는데 이는 동포자녀의 취업과 취업 후 직장 내에서 대인관계의 발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동포단체들이 나서서 자녀의 구직과 성공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퀘벡사회봉사를 위해서 육영재단(www.fcccq.com)이 나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육영재단이 설립을 준비 중인 사회복지법인은 우리 동포사회의 소외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내 사회봉사조직인 반면에, 코코모(CoCoMo)는 한민족 공동체에 대한 퀘벡인들의 좋은 이미지(Profiling) 형성을 위해서 퀘벡주류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한민족 청소년으로 구성된 대외 사회봉사단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