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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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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눈썹이라는 가장자리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5 2017.11.08 16:00


눈썹이라는 가장자리

 

 

김중일

 

눈동자는 일년간 내린 눈물에 잠겼지만, 눈썹은 여전히 성긴 이엉처럼 눈동자 위에 얹혀있다. 너머의 모래 너머의 파도 너머의 뒤집힌 ,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는 바람의 눈썹이다. 바람은 지구의 눈썹이다. 잊을 기억은 모래 방울까지 밀려온다. 계속 밀려온다. 없이 밀려온다. 얼굴 위로 밀려온다. 눈썹은 감정의 너울이 닿을 있는 , 일렁이는 눈썹은 표정의 끝으로 밀려간다. 눈썹은 몸의 가장자리다. 순간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울음이 울컥 모두 눈썹으로 밀려간다. 눈썹을 가리는 . 세상에 비도 오는데, 눈썹도 없는 생물들을 생각하는 . 얼마나 눈으로 있으면 눈썹이 지워지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 온몸에 주운 눈썹을 편백나무가 바람을 뒤흔든다. 나무에 기대 앉아 다같이 눈으로 눈썹을 만지는 시간이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의 털과 다르게 눈썹은 몸의 가장자리인 얼굴에, 얼굴의 변두리에 난다. 눈썹은 사계절 모두의 얼굴에 있는 구름이다. 작은 영혼의 구름이다. 비구름처럼 눈썹 아래, 새까만 비웅덩이처럼 고인 눈동자 속에, 고인의 눈동자로부터 되돌아 나가는 길은 이미 잠겼다. 저기 멀리 고인의 눈썹이 누가 홀씨처럼 바람타고 날아가는 보이는가? 심해어처럼 깊은 해저로 잠수해 들어가는 보이는가? 미안하다. 안되겠다. 눈썹을 다시 붙들어 없다. 얼굴로 다시 데려와 앉힐 없다. 잃은 눈썹 짝처럼 가장자리에 모로 누워 뒤척이는 사람, 한가운데가 미망의 동공처럼 검고 깊다. 눈물이 떨어지고 나자 눈썹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람의 가장자리에는 누가 심은 편백나무 그루.

위에 앉아 가만히 눈시울을 핥는 별이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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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그랬다. 시가 너무 밝아서 풍경과 사물이 지워진다고... 시인은 눈썹을 가지고 살아있는 것과 다시 데려올 없는 경계를 지운다. 경계에 눈썹을 둔다. 가만히 눈시울을 핥아주기 바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