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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은숙-읽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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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감전사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13 2017.02.15 16:26


감전사

 

정봉희

 

이순을 앞둔 K 선배가 저녁 먹자고

아침부터 카톡카톡 한다

말이 아랫목에 묻어둔 한덩어리처럼

따숩고 정겨워 눈시울 붉어지는데

 

외로워라,

집을 두고 도시로 건너온 내가

갈대밭 둔덕에 자주 나가는 어찌 알았을까

우산 밖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물줄기 같은

여자의 안쪽을 언제 훔쳐 봤을까

 

싹뚝,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베어가는 세상인데

가뭄에 눈바닥 갈라지듯 메마른 인심인데

닫힌 문을 손으로 밀고 들어와

뜨끈뜨끈한 같은 밥을 먹이고 싶다는 그녀

 

저녁 먹자는

출근 버스에 기대 앉아 차창 너머

전기줄 같은 너에게

나는 그만 감전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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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사람 사귀기 힘들어진다고들 한다. 혹시 내가 먼저 남에게 다가가는 , 내미는 마다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혹여 부딛혀서 상처 받을까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는 아닌지... 먼저 한끼 나누자고 이웃에게 나를 열어두고 싶어지는 한편 올려본다. 정봉희 시인은, 캐나다 한인문협 회원이고, 미주 한국일보, 미주 중안 신인상, 문학과 의식 신인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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